“조만간 ‘IoT와 인간의 판단’을 놓고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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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창시자 케빈 애슈턴 IT콘퍼런스 강연

사물인터넷(IoT) 개념을 창시한 정보기술(IT) 전문가 케빈 애슈턴 씨는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센서’가 IoT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IoT 분야의 저서를 집필하며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LG CNS 제공
사물인터넷(IoT) 개념을 창시한 정보기술(IT) 전문가 케빈 애슈턴 씨는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센서’가 IoT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IoT 분야의 저서를 집필하며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LG CNS 제공
“인간 신경계가 발끝부터 뇌로 이어져 세상을 인지하듯, 전자 센서들이 무선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것이 사물인터넷(IoT)의 진짜 의미입니다.”

IoT 개념을 창시한 정보기술(IT) 전문가 케빈 애슈턴 씨(47)는 “요즘 양말이나 냉장고에 스마트 칩을 넣어놓고 IoT라고 하는 식의 기업들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사물인터넷 연구소 ‘오토아이디 센터(Auto-ID Center)’의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IoT 분야의 저서를 집필하며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LG CNS가 주관한 IT콘퍼런스 ‘엔트루월드(Entrue World) 2015’의 기조 강연을 했다. 강연 뒤 그에게 IoT의 시작과 미래를 들어봤다.

IoT는 1999년 애슈턴 씨가 P&G사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할 때 발표한 사내 프레젠테이션의 제목이다. 그가 맡고 있던 립스틱 생산 라인의 제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전자태그(RFID) 추적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념이다. 그는 “이전부터 컴퓨터 업계 사람들은 컴퓨터 이외의 제품을 ‘사물(Things)’이라고 부르곤 했다. 1999년쯤 되자 ‘사물’에 컴퓨터를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애슈턴 씨는 “20세기의 패러다임인 IT를 넘어 21세기의 패러다임인 IoT로 성공적인 전환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 기업 가치가 떨어진 테크 기업들을 예로 들며 “그들은 IoT에 신경 쓰지 않거나, 적응하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공 사례도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였던 벨킨은 2013년 전기 스위치를 스마트폰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홈 자동화 플랫폼 ‘위모(WeMo)’를 출시했다. 위모 솔루션은 전등과 TV의 전원 조절뿐만 아니라 슬로쿠커에도 적용돼 스마트 홈을 가능하게 했다. 위모를 개발하기도 한 애슈턴 씨는 “벨킨이 충전기 같은 사업만 계속했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테슬라의 무인차 사업 진출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애슈턴 씨는 “식당 주차장에 들어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누르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를 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IoT 개념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지 16년. 인류는 괄목할 만한 기술을 실현해 왔다. 그러나 경계할 부분은 없을까. 애슈턴 씨는 “언젠가 우리는 디바이스를 믿어야 할지,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항공기의 자동항법 시스템이 도입된 초기에는 이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조종사들이 오작동 사고를 일으키곤 했다”며 “완벽에 가까운 IoT가 구현되더라도 결국 그것을 완벽히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 확신하기까지는 먼 여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사물인터넷#케빈 애슈턴#IT콘퍼런스 강연#‘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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