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IMF 국장 인터뷰]『외환보유고 빨리 채워야』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9시 58분


국제통화기금(IMF) 휴버트 나이스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은 연합TV뉴스(YTN)와의 인터뷰에서 『IMF 등 국제기구와 미국 일본 등이 한국에 1백억달러를 조기 지원키로 함에 따라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나이스국장은 『한국은 채권은행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차입을 재개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적정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최근 한국정부는 통화 재정 신용회복 기업투명화에 대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긴축 통화정책을 통해 일정기간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시급하다』 ―IMF는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지난달부터 흑자를 보였고 흑자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IMF는 경상수지흑자를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원화의 가치가 지금보다 높은 상태였다.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관련분야를 재검토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14개 종합금융사의 업무를 정지시켰다. IMF는 부실금융회사를 즉각 폐쇄하도록 요구하고 있는가. 『업무를 정지시키고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올바른 조치다. 회생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거나 합병상대를 찾는다면 한두개 정도는 업무를 재개할 수도 있다』 ―제일은행 및 서울은행은 어떻게 처리되는가. 『우선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 합병상대는 한국의 은행일 수도 있고 다른 나라의 은행일 수도 있지만 튼튼한 은행이어야 한다』 ―고금리 정책 때문에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렵다. 고금리정책이 금융시장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금리가 떨어져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 정책외에는 대안이 없다. 고금리정책을 통해 일단 금융질서가 회복되고 난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산업구조를 재건해 경제 성장률을 회복시키고 그 다음에 조금씩 금리를 내리면 된다』 ―재벌기업을 개혁하거나 궁극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한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재벌의 운명은 시장이 결정할 것이다』 ―금융실명제 철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금융실명제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원칙적으로 이 제도는 유지돼야 한다. 원칙이 유지되는 한 약간의 수정은 가능하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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