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檢핵관 龍핵관 張핵관 權핵관… 대통령실에 대체 뭔 일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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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권력 지형에 심상찮은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비상 체제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과 대통령실 참모진 경질 등이 맞물려 ‘윤핵관’이 퇴조하고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등 또 다른 신주류가 부상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저런 핵관들이 난무하고 권력 암투는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윤핵관 보좌진 출신 행정관과 행정요원들에 대한 내부 감찰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대통령실 내부 정보가 윤핵관 측으로 수시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감찰 내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기강 해이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비서가 아닌 윤핵관의 비서 노릇을 해 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위를 파악해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 이들로부터 내부 정보를 입수해 왔다면 윤핵관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피바람’ 등의 말이 나올 정도의 고강도 감찰을 놓고 여권 내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 라인과 김대기 비서실장 측이 권성동 원내대표 측(권핵관)과 장제원 의원 측(장핵관)으로 분화한 윤핵관을 견제하거나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윤핵관에게 실망했으며, 자중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보도도 있다.

검핵관이니 용핵관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취임 100일을 전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홍보수석을 교체하고 국정기획수석을 신설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러더니 비서관급 이하 참모들에 대한 솎아내기가 한창이다. 일각에선 “검찰 라인은 인적 쇄신의 무풍지대냐”는 반발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어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6주째 30%를 밑돌고 있다. 여권 내분과 권력 암투도 저조한 지지율의 주요 원인일 것이다. 더 이상 무슨 핵관이니 하는 소리가 나와선 안 된다. 윤심(尹心) 운운하는 세력을 배척하고 시스템 국정을 속히 안착시켜야 한다.
#파워게임#피바람#고강도 감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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