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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국민의힘 내홍 사태… ‘윤핵관’도 백의종군 선언하라

입력 2022-08-08 00:00업데이트 2022-08-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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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윤핵관’ 불화설에 대한 질문을 하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재의 당 처지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이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한다.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기존의 ‘당대표 및 권한대행’에서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을 확정하고 비대위원장도 임명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준석 대표 강제 해임 수순이다. 이 대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고 지방선거까지 승리한 여당이 집권 석 달 만에 당권 내홍 사태에 빠진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2년도 남지 않은 총선 공천권 등을 둘러싼 당권 다툼에만 정신이 팔려 이 지경까지 왔다. 경제·안보 복합 위기 속에 출범한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오로지 젯밥에만 눈독을 들인 결과다.

이 대표가 잦은 극언과 조롱, 비아냥 등으로 내분을 부추긴 측면이 있지만 윤핵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선 때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다는 이유로 일약 정권 실세가 되고 당의 주류로 우뚝 선 이들은 윤심(尹心)을 앞세워 호가호위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미 지방선거 공천 때 위세를 발휘한 데 이어 무슨 포럼 등을 만들며 총선 공천에 목을 맨 의원들 줄 세우기에 바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달 이 대표 징계 이후 ‘원톱’에 올랐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9급 공무원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대통령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되며 원내대표 취임 후 벌써 사과만 세 번을 했을 정도다. 또 다른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는 내부 분열 양상까지 보였다. 새 정부 조각이나 대통령실 인선 작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은 인사 실패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윤핵관들이 드디어 눈엣가시를 뽑게 됐다며 희희낙락했다간 민심은 더 싸늘하게 등을 돌릴 것이다. 비대위 전환이 윤핵관의 당권 장악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얘기다. 비대위 전환에 맞춰 윤핵관들도 2선으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 이들의 반성 없이 비대위만 구성한다고 해서 비상 상황이 극복되지 않는다. 총선 공천권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공개 선언도 해야 한다. 이들의 입김하에 친윤 비대위를 구성했다간 “이러려고 대표를 쫓아냈구나” 하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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