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尹-시진핑 첫 통화… 中의 北 도발 감싸기 더는 안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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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북한의 ‘괴물 ICBM’ 발사 다음 날 이뤄진 통화다. 윤 당선인은 북한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괴물 ICBM’ 발사로 레드라인을 깬 북한은 핵 위협 수위를 노골적으로 높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용감히 쏘라”고 적은 친필 명령서를 하달했고, 평양 순안비행장을 찾아 발사 과정을 지켜봤다. 북한 매체는 이를 보도하면서 ‘핵’ 단어를 13번 사용했다.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언제라도 이어나갈 태세다.

북한의 망동을 막아야 할 중국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중국은 그제 북한의 ICBM 발사에 “유관 각국이 대화, 협상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규탄은커녕 주변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마땅히 내야 할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신냉전 기류에 편승해 북한의 도발 여지를 열어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은 우리 대선 과정에서 ‘당당한 외교’를 천명한 윤 당선인의 대중 정책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왔다. 양측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는 윤 당선인이 제기한 북한의 ICBM 발사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이 발언한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그도 “한중 양국이 지역 평화를 수호하는 데 함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도발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득이 될 게 없다. 북한의 핵 기술 고도화는 3기 집권을 앞둔 시 주석에게 도 큰 정치적 부담이다.

중국은 지금이라도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해야 한다. 우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어깃장만 놓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북한의 ICBM 발사 시 추가 제재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의 이행부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시 주석은 윤 당선인에게 양국이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북한 핵 문제는 한중 양국이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핵심 현안이다.
#시진핑#icbm#북한#핵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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