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래전략도 안 보이고 현실성도 없는 온실가스 감축안

동아일보 입력 2021-11-03 00:00수정 2021-11-0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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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의 온실가스 연평균 감축률은 4.17%에 달해 일본(3.56%) 미국(2.81%) 유럽연합(1.98%)보다 높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해도 한국의 목표는 지나치게 무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원을 줄이는 한국의 기후기술은 미국의 80% 수준이다. EU는 미국의 96%, 일본은 미국의 90% 정도라고 한다. 이들 나라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한국이 온실가스를 더 급격히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 의문이다.

설령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온실가스 감축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핵심 수출산업 6개 분야에서만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199조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산업연구원은 추산한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발전 설비를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꾸려면 300억 원이 넘게 든다” “탄소중립 정책을 따르려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등의 비명을 터뜨리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노력을 추구’하기로 했지만 탄소중립 시점에 대해서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나치게 의욕이 앞서서 큰소리쳤다가 결과가 따라주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신망만 떨어지게 될 것이다. 원전 비중을 급격히 줄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탈원전과 탄소중립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쫓다가 기업 경쟁력만 무너지는 결과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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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cop26#온실가스 감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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