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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공군총장 임명 보류 촌극, 장담하던 시스템 인사가 이건가

입력 2021-07-01 00:00업데이트 2021-07-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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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 공군참모총장에 박인호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해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임명을 보류했다가 다시 하루 만에 임명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정부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기로 예고된 지난달 29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임명 절차를 유보했다. 하지만 군 수뇌부 인사의 이례적 보류 사태를 두고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어제 “검증이 완료됐다”며 오늘 열리는 임시국무회의에 박 내정자 임명안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새 공군총장은 전임 총장이 여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24일 만에 발표됐다. 어느 때보다 엄격한 검증이 요구됐고, 그럴 만한 시간도 충분했다. 그런데 임명 보류 이유가 박 내정자의 공군사관학교 교장 재임 시절 성(性)군기 위반사건 등을 미흡하게 처리했다는 제보 때문이라고 한다. 최우선으로 점검해야 할 사안조차 소홀히 했다가 화들짝 놀라 예고된 임명조차 미루는 촌극을 벌인 것이다.

이 정부의 인사 난맥상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닌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불과 며칠 전 사임한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걸러내지 못했거나 별것 아니라며 눈감았던 청와대다. 여당에서까지 김외숙 인사수석비서관 등 인사라인 경질론이 나왔지만 그냥 넘어갔다. 청와대는 어제도 “지적과 우려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니 이번엔 그나마 임명 전에 추가 검증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이 정도면 그간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고 자랑하던 인사 시스템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인사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시스템 미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무책임의 상습적 핑곗거리로 애먼 시스템 탓만 할 것인가. 인사(人事)는 말 그대로 사람에 관한 일이자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 책임도 당연히 사람이 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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