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7 中견제 성명에 “우린 초청국일 뿐” 굳이 덧붙인 靑

동아일보 입력 2021-06-15 00:01수정 2021-06-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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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13일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신장 인권탄압과 강제노동, 홍콩 민주세력 탄압, 대만에 대한 압박,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선 글로벌 인프라펀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구상도 담았다. G7 정상 공동성명이 중국을 정면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소집단의 강권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청와대는 “우리 같은 초청국은 작성에 참여하지도, 서명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G7 공동성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외교 결과물로서 중국 견제전략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취임 직후부터 중국 견제노선을 분명히 한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화상 정상회의, 한일 정상 워싱턴 초청에 이어 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유럽까지 포위망에 끌어들였다.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도 중-러 갈라치기 포석이 깔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은 꽤나 위력적이다.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지만 일방적으로 ‘나를 따르라’는 게 아니라 동맹·우방국을 향해 ‘함께하자’는, 그래서 중국을 철저히 고립시켜 손들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때 갈등과 반목의 장이었던 G7과 나토 정상회의가 협력 분위기로 확 달라진 것이 그 효력을 방증한다. 물론 압박 수위를 놓고는 회원국 간에 온도차가 있었지만 중국 견제라는 큰 틀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런 결과에 청와대는 ‘우리는 그저 손님이었을 뿐’이라며 한국은 공동성명과 무관하다고 했다. ‘열린 사회와 경제’라는 부속 성명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내용은 전혀 없는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자랑스레 밝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G7 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편향된 장단에 휩쓸리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해 손사래를 치며 구구절절 해명하는 것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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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략경쟁은 엄연한 국제정치 현실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꼭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G7 정상회의에 당당히 초청받고도 중국을 의식해 민주주의와 인권 같은 보편적 원칙에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선 스스로 그 위상을 깎아내리는 것일 뿐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미중 대결을 뛰어넘는 ‘초월외교’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현실을 외면한 자기합리화의 ‘미몽외교’가 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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