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게 부족한 것[오늘과 내일/신연수]

신연수 논설위원 입력 2020-10-29 03:00수정 2020-10-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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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은 여야의 대선 후보 가시화
장단점 뚜렷한 그의 행보 궁금하다
신연수 논설위원
이재명은 프레시(fresh)하다. 기본소득 지역화폐 무상산후조리원 같은, 다른 사람이라면 엄두를 못 냈을 새로운 정책들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그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추진한 기본소득과 지역화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로까지 확산됐다. 최근엔 기본주택과 기본대출 등으로 거침없이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지금은 한국 사회가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에서 우리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는 선도형으로 바뀌어야 하는 시점. 정부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민주화 이후 진보와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번갈아 집권했지만 정책들은 대부분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양극화와 저출산, 저성장, 취업난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왜 안 돼?” 반문하는 이재명이라면 새로운 발상을 적극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은 똑똑하다. 자신의 정책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이 잘 정리돼 있다. 핵심을 파악해 그것을 대중적 언어로 풀어낸다. 그가 시행한 청년기본소득에 대해 ‘청년에게 일자리를 줘야지 무슨 푼돈을 주나’ ‘무상 시리즈만 아는 포퓰리스트다’라는 비난이 많다. 그러나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일자리 자체가 줄어든다’ ‘일자리를 당장 만들기 힘드니 청년들이 자신에게 투자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응수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크노 기업인들도 하는 말인 데다, 그는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해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이재명은 추진력이 있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수십 년 동안 방치됐던 계곡 정비를 큰 갈등 없이 1년 안에 마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행정력을 동원해 방역 방해 행위를 신속히 제압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서전 제목이 ‘이재명은 합니다’일 만큼 스스로도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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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과제를 제시하면 공무원들은 ‘법이 없습니다, 안 됩니다’라고 한다. 그러면 관련 규정을 다 찾아보라고 하는데 반드시 관련 규정이 있게 마련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 싫어하는, 복지부동의 공무원들을 움직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재명은 무섭다. 반대자에 대해 너무 공격적이다. 최근 ‘지역화폐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보고서를 낸 조세재정연구원에 대해 “얼빠졌다” “문책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한 사례다. 그의 반박은 일리가 있지만 힘없는(?) 연구원에 대한 반응으로는 지나쳤다.

끝까지 달려드는 악착같음이나 선명함은 얻어맞으며 일하던 소년공 시절이나 박근혜 정부에 핍박받던 성남시장 시절에는 미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정치인의 강한 반응은 ‘탄압’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전염병으로 인해 국가의 힘과 행정력이 비대해지면서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권력이 커질수록 반대자에 대한 인내심과 포용력도 커져야 한다.

이재명은 거칠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 가는 것이 보인다”는 등 감정적인 표현이 종종 나온다. 불륜 형수욕설 친형강제입원 등의 의혹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정직함이나 품성 면에선 아직도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재명은 분배는 많이 얘기하는데 나라의 미래 먹을거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으니 버는 것이 없으면 쓸 수도 없다는 이치를 잘 알리라 생각한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결정될 날이 1년 정도 남았다. 이재명은 다음 대선이든 다다음 대선이든 주목해야 할 정치인이다. 그가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여야 대선 후보#주목해야 할 정치인#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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