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수처장, ‘野 비토권’ 취지대로 중립적 인물 추천해야

동아일보 입력 2020-10-27 00:00수정 2020-10-27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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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국민의힘이 신설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장인 공수처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보자 추천위원 2명을 내정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비토권을 악용해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려 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내년 1월로 계획한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면 거대 여당의 힘으로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하는 공수처법 개정안도 추진하겠다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 회장에다 여야가 각각 2명씩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되며,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처장 후보자를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다.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후보자 추천부터 인선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야당에 이른바 ‘비토권’을 준 셈이다. 공수처가 전·현직 대통령은 물론 고위공직자와 판검사 등 고위 권력층, 즉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수사기관인 만큼 검찰과 마찬가지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공수처장은 임기가 3년으로 보장돼 있으며 수사검사를 임용하는 공수처 인사위원장도 맡는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공수처법은 검경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한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고 공수처가 요청하면 이를 이첩해야 한다는 등 검찰 견제에 무게를 두다가 공수처가 사정기관의 ‘옥상옥’이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미 입법이 완료돼 기왕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면 첫 공수처장 인선부터 여든 야든 정치 세력과 한 점도 관련돼 있지 않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 그래야만 공수처가 정권 보위에 앞장서는 기관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공수처장은 임기가 3년이므로 내년 1월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면 차기 정권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민주당은 코드 인선으로 야당의 비토권을 자초하지 말고,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공수처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야당도 거부할 수 없는 정치적 중립 의지가 확고한 인사를 후보자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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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비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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