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시작했다[2030 세상/도진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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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수 청백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도진수 청백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재수 시절 기숙학원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을 지금까지 만나고 있는데, 비교적 직장을 빨리 구한 친구들은 모두 주식을 하고 있었고, 단체 채팅방은 늘 주식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맨날 단체 채팅방 구경만 하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부모님과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거금 100만 원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주식을 한 지는 이제 4개월 정도 됐다.

주식을 하게 된 이후 몇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큰 변화는 늘 뉴스를 곁에 두게 된 것이다. 나는 퇴근이 늦기 때문에 정규 뉴스 방송을 보기는 힘들어서 법원, 경찰서, 사무실을 오갈 때마다 라디오를 들었다. 평소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흘려들었던 모든 사건, 사고들을 귀담아듣게 되었다. 좋게 포장하자면 사회 전반에 큰 관심이 생긴 것이다.

포털 사이트의 종목 토론 게시판과 모 홈페이지 주식갤러리의 게시물을 보니, 다양한 사연이 있었지만 하나같이 간절하고 생생했다. 늘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는 판결문, 상대방 측 변호사님의 서면만 보다가, 인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글을 접하다 보니 무척 재미있었고, 글을 읽다 보니 내가 현실 세계에 살아 있음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나는 주식에 관하여 두 가지 원칙을 정했는데, 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100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둘째 내가 실제 접할 수 있는 분야의 종목에서만 주식을 매수하기로 했다. 인터넷 게시판의 사연들을 훑어보다가 잘못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고, 현실적으로 하루에 많아 봐야 1, 2시간 정도만 주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평소 자주 접하는 물건 중 특별히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물품의 제조사를 살펴보고, 그 기업이 상장회사인지 확인한 다음 기업정보를 찾아보았다. 인터넷에는 생각보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업정보를 정리하여 제공하는 사람이 많았다. 고심 끝에 몇 개 종목의 주식을 매수했다. 고작 몇 주에 불과하긴 하지만, 나는 이제 어엿한 주주가 된 것이다.

20대 시절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궁핍한 시절이었지만 때로는 뜻밖의 돈이 생겨 몇십만 원 정도 여윳돈이 있을 때도 있었다. 내가 그 당시 지금처럼 주식에 관심이 있었다면, 아마 그 여윳돈으로 주식을 샀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때부터 사회 전반에 더 큰 관심을 가졌을 것이고, 틀림없이 그 과정에서 인생에 필요한 지혜를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내가 아쉬운 만큼 지금 청년들이 주식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원칙을 세워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지키고, 특히 주식을 빙자한 도박만 하지 않는다면, 주식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 까닭이 없다. 증권계좌를 만들고 주식매매프로그램을 내려받아, 1주라도 좋으니 주식을 매수해서 실행에 옮기시라.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도진수 청백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
#주식#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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