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교 3년간 교내상 108번… 입시실적에 눈먼 ‘스펙 몰아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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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생이 출신 고교에서 받은 교내상은 평균 3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학년도 수시 합격자 평균 23개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합격생 가운데 가장 많은 교내상을 받은 학생은 무려 108개의 상을 받았다고 한다. 방학 기간을 제외하면 고교를 다니는 3년 내내 거의 매주 상을 받은 셈이다. 숫자만으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쯤 되면 해당 학교의 교내상 시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2019학년도 대입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25%, 서울대 정원의 78.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평가 기준을 알기 힘든 ‘깜깜이 전형’,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영향을 받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불신이 크다. 교내상 수상 실적과 봉사활동은 그런 학종에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중요하게 반영돼 왔다.

일부 일선 고교가 학종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교내상 몰아주기’를 하며 명문대 합격자 수를 늘리려 한다는 비판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런 행태는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교수 등 상류층의 자녀 ‘스펙 쌓아주기’와 더불어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 학교가 학생에게 상을 주는 일은 학습 동기를 불어넣고 전인적 인성을 키우는 교육적 행위다. 입시 실적에 눈이 멀어 일부 상위권 학생에게 상을 몰아주는 식의 상장 남발은 학교와 교육제도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해치는 일이다.
#서울대 수시전형#교내상#스펙 몰아주기#입시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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