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성룡]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

동아일보 입력 2015-01-08 03:00수정 2015-01-0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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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지난해 말 한 통의 연하장을 받았습니다. 영광스럽게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온 연하장이었습니다. 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수십 년째 촉구하는 동안 처음 받은 한 통의 연하장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2015년 신년을 맞아 답장을 하려고 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대통령에게도 힘든 한 해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았고 이를 기점으로 사회 곳곳의 갈등도 터져 나왔습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대내적으로 국가안전처 신설 등 사태 수습에 힘을 기울이고 대외적으로 경제영토 확장 및 대한민국 위상 제고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대북정책 또한 “대화 채널을 열어 놓으면서도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일방적 퍼주기’가 없이도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대화를 언급하게 하는 진전을 이뤘습니다.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정권 압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저도 대북전단 사업을 진행했지만 대북정책에 누(累)가 되지 않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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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남북대화에선 납북자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곤 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성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납북자 문제 의제화를 피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는 ‘국가의 자국민 보호’라는 대원칙에서 해결할 사안입니다. 북한이 저지른 범죄행위의 희생자인 미귀환 납북자 516명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이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2015년 을미년 새해 초 남북 간 화해 기류가 조성되는 것을 크게 환영합니다. 부디 향후 이뤄질 남북대화에서는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길 기대합니다. 국가가 자국민 생사 확인과 송환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어느 국민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겠습니까. 남북 관계 개선은 어느 한쪽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5·24조치를 해제하려면 북한으로부터 합당한 사과 등 조처를 받아내야 진정한 협상을 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대통령의 원칙과 신뢰 기조가 향후 대북협상에서 발현되기를 기대합니다. 납북 피해 가족 중에는 벌써 고령으로 세상을 등지는 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요청합니다. 덧붙여 납북 피해 가족의 손을 잡아주는 대통령의 사소한 관심도 가족들에겐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응원하는 다수의 국민이 있음을 잊지 말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원칙과 소신으로 힘 있게 국정을 운영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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