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생 플라스틱’ 친환경 우산… 통째로 버려도 재활용 가능

  • 동아일보

[행복 나눔] 친환경 우산 만드는 ‘에이트린’
원단부터 살대까지 소재 단일화
부품 120→24개로 대폭 줄이고
고장나면 해당 부품만 교체 가능
우산 1개당 탄소 배출량 770g↓

정우재 에이트린 대표가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우산을 쓰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대표는 소비자가 우산을 분리하지 않고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우산을 개발했다. 행복나래 제공
정우재 에이트린 대표가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우산을 쓰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대표는 소비자가 우산을 분리하지 않고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우산을 개발했다. 행복나래 제공
“국내 연간 우산 폐기량은 약 4000만 개로 추산되는데, 국민 대다수가 1년에 1개 정도 우산을 버리는 셈입니다.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버릴 때도 환경에 유해하지 않도록 설계된 우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친환경 우산을 만드는 소셜벤처 기업 ‘에이트린(8reen)’의 정우재 대표(32)는 “3년 전만 해도 아무도 친환경 우산을 제작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3년 ‘재생 플라스틱 단일 소재화를 통한 우산의 자원 순환 구현’을 목표로 설립된 에이트린은 폐기할 때 분해할 필요가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우산을 제작하고 있다.

● 재생 플라스틱으로 친환경 우산 제작


정 대표는 망가진 우산을 버리다 폐기물 발생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우산 손잡이는 보통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살대는 금속, 원단은 폴리에스터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다. 또 강력 접착제, 나사 등을 사용해서 쉽게 분리되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수명을 다하고 버릴 때는 소재별로 분리되지 않아 재활용하기 어렵고 대부분 소각하거나 매립하고 있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1만 원 이하 저가형 우산 위주로 보급돼 우산을 일회용품처럼 인식하고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문화도 형성됐다. 그는 “우산도 분해해서 버려야 하는데, 다양한 소재로 만들고 접착제 등으로 강하게 고정돼 제대로 분해하려면 30분 정도 걸린다”며 “소비자들은 종량제 봉투에 그냥 버릴 때가 많아 재활용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낮다”고 말했다.

에이트린은 원단, 살대, 손잡이 등 모든 부품을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작하기로 했다. 또 소재를 단일화해 소비자가 우산을 분리하지 않고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보통 우산 부품은 120개 정도인데 에이트린은 24개 정도로 대폭 줄였다. 별도 도구 없이 손으로 30초 만에 모든 부품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고, 고장이 나면 해당 부품만 교체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사 없이 결합된 부품을 개별 교체하는 방식이다. 에이트린은 이와 관련해 특허와 디자인권 등 15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트린의 친환경 우산 판매량은 2023년 3300개, 2024년 6400개, 지난해 9000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자원 순환성 향상 및 유해 물질 저감 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로 우산 부문 환경표지 기후에너지환경부 인증을 받았다. 정 대표는 “소비자가 우산 부품을 구입해 쉽게 수리하고 조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올해 상반기 우산 부품과 조립 키트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친환경 우산 판매량은 성장세

에이트린은 국내 우산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했다. 정 대표는 “우산의 부품 종류와 개수를 줄이고 조립 과정을 간소화해 기존 우산 대비 생산 시간을 약 45% 줄였다”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우산은 대부분 중국산인데, 비용 절감 등으로 국산 우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접이식 우산, 어린이 우산 등 품목 다양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 자문단인 SK프로보노는 에이트린의 제품 개발, 인증 등을 도왔다. 에이트린의 제품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전과정평가(LCA) 인증을 받아야 한다. LCA는 원료 조달, 제조,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전 과정에 투입되는 에너지와 폐기물 등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에이트린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의 기술 지원을 받아 지난해 11월 우산 생산 전 과정의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우산 1개당 탄소 배출량을 약 770g 줄이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정 대표는 “유럽 등은 친환경 규제가 강해 LCA 인증이 있으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유리하다”며 “제품에 대한 다양한 경영 자문을 했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 무게, 색상 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에이트린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 등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우산 조립 키트를 만들고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서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며 자원 순환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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