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웨딩한류 불씨, 덤핑경쟁으로 꺼뜨려선 안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김태욱 아이패밀리SC 대표
김태욱 아이패밀리SC 대표
‘한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뜨겁다. 지금 중국 대륙에선 ‘치맥(치킨+맥주)’ 열풍으로 닭들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중국 여성들은 주인공 전지현이 하는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어 한다. 김수현은 광고수익만 무려 수백억 단위다. 엄청난 한류효과다. 웨딩에도 어김없이 한류 바람이 불었다. ‘별 그대’ 촬영지에서 웨딩촬영을 하는가 하면 ‘전지현이 다니는 미용실’과 일명 ‘한가인 사진관’에는 중국 예비부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웨딩한류는 단순히 한류스타의 영향 때문일까. 물론 그 영향도 무시 못 하겠지만 비결은 따로 있다. 한국의 웨딩사진은 중국에는 없는 화보 형태의 촬영기법과 보정기술을 도입해 대략 10년 정도 앞서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렌디하면서 세련된 감성요소들은 중국 예비부부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더없이 좋다.

중국 웨딩시장이 방대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보니 한국의 여러 컨설팅업체에서 중국시장 진출에 혈안이 돼 있다. 한류에 기댄 상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현실을 보면 연간 100조 원이 넘는 방대한 규모의 웨딩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소탐대실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 아니면 모르겠지’라는 마인드로 팔기에만 급급한 탓에 온갖 가격 덤핑으로 벌써부터 피해를 호소하는 중국 예비부부들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고객들을 우습게 보면 큰코다친다. 이미 오래전부터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널리 퍼졌고 모든 분야에서 진정한 명품(名品)을 찾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도 필요하다. 관광+웨딩의 개념으로 한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여행 통역 웨딩 등을 토털 서비스로 제공했을 때 서비스 완성도가 높아진다. 웨딩업계는 개인의 이익을 생각하기 이전에 국가적인 측면에서 이미지 손실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지난 14년간 웨딩사업을 해왔지만 요즘 걱정이 크다. 어렵게 웨딩한류의 불씨를 피워놨는데 꺼져버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기도 하다. 웨딩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가족을 탄생시키는 전초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깨끗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류’가 잘못했다가는 한순간에 ‘삼류’가 돼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김태욱 아이패밀리S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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