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도네시아와 올해 안에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체결 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CEPA는 정부 간 경제협력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넓은 협력을 지향한다.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의 FTA 체결국은 47개국으로 늘어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현재 300억 달러 규모인 교역을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도 합의했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이 주고받은 무역액이 약 1000억 달러인 것에 비춰 보면 아주 큰 규모다. 양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12일 워싱턴에서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4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190만 km²의 광활한 영토에서 석유 천연가스 목재 석탄이 나오는 자원 부국(富國)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가 신흥경제권으로 부상하면서 강대국의 이 지역 진출 경쟁도 치열하다.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한 꼭 필요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짧은 기간에 발전을 이룩한 한국이 아세안에 가장 적합한 경제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박 대통령에 앞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이 따라가기에는 너무 앞서 있다. 중국도 아세안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부 국가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전수(傳授)를 기대하는 것도 우리에게 강점이다.
박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은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와 잠수함 수출 등 방산 분야의 협력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철도 등 주요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동남아 최대국가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아세안 진출의 중심 기지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