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윤연]대양해군의 꿈 이루려면

  • Array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윤연 전 해군 작전사령관
윤연 전 해군 작전사령관
대한민국 해군은 평시 두 가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첫째는 북한의 해상 도발을 억제하는 일이고, 둘째는 우리 상선의 바닷길을 안전하게 해주는 해상 교통로의 보호다. 첫째 임무는 대한민국 연안을 지키는 국가 안보상 중요한 과제며, 둘째 임무는 대양과 근해에서 우리 상선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이는 전시에도 가장 중요한 임무다. 해군력 건설은 연안과 대양에서 작전할 수 있는 균형해군으로 발전해야 한다. 균형해군이란 연안을 지키는 작은 함정과 대양과 근해에서 작전 가능한 큰 배의 조화를 말한다.

유사시 기동전력 즉각 파견 가능


지난 2년 동안 천안함 폭침으로 대양해군 건설이란 해군의 꿈은 용도 폐기됐었다. ‘연안도 못 지키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는 국민의 비판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방부 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대양해군 부활을 선언한 것은 첫 항해에 나서는 초임 장교들에게 꿈과 희망을 북돋아 주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국가정책을 수행하는 해군의 임무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북한 해군이 800여 척의 소형 함정으로 이루어졌다고 우리도 작은 배만 만들 순 없다. 북한은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군함이 단 한 척도 없다. 북한은 수출 물량이 없어 대양에서 상선을 보호할 큰 배가 필요 없다. 오직 북방한계선(NLL) 근해에서 한국 해군 함정만 괴롭히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지난해 무역 1조 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수출입 물동량의 99.7%는 바다로 통한다. 세계 각국과 더 많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되면 수출입 물동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 무역은 국력의 원천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우리 상선이 세계 어느 바다에서든 자유로운 항해를 할 수 있도록 보호해 주어야 한다.

중국은 작년 8월 항공모함 바랴크를 띄우며 위풍당당하게 항해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공정도 모자라 서해공정을 획책하며 서해를 자기네 영해인 양 헤집고 다닐 것이다. 중국 어선들은 더욱 기세등등하게 우리 해역에 침입해 어족을 싹쓸이할 것이다. 일본도 이에 뒤질세라 헬기 항모와 최신형 잠수함 그리고 이지스함으로 중무장하며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생떼를 쓴다. 우리와 바다를 함께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은 세계 2, 3위 해양강국으로 우리 해군력의 3∼4배나 된다. 주변국이 해군력을 크게 증강하는데도 우리나라 일부 시민단체와 야당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조차 안 된다고 난리다. 국가안보와 경제를 위한 중요한 국책사업을 표를 의식해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선 안 된다. 제주해군기지는 대양해군의 모든 작전 요소를 수용할 수 있는 요람이며 출발점이다. 제주해군기지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필요시 기동전력을 동·서해에 즉각 파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中-日해군력은 우리의 3∼4배


한국 해군이 추구하는 대양해군은 일정 기간 대양에서 작전 가능한 함정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미국처럼 세계의 바다를 지배할 수 없다. 그러나 국익이 걸려 있는 대양에서 문제가 생기면 미국과 작전할 대형 함정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도 국제 해양질서를 위해 한몫을 담당해야 한다. 그 임무를 청해부대가 수행하고 있다. 대양해군 전력에는 대형 수상함과 수중잠수함, 필요시 항공모함이 포함된다. 해군은 수중에서 빠르고 장기 항해가 가능하며 장거리 육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과 한국형 항공모함 건조 계획도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선박 건조 1위 국가이므로 국내 기술로 우리가 원하는 배를 만들 수 있다.

대양해군은 해군만의 꿈이 아니다. 온 국민의 꿈이어야 한다. 대양해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온 국민의 성원이 필요한 때다.

윤연 전 해군 작전사령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