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원섭]숲 치유기능 활용해 학교폭력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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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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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충북대 대학원 산림치유학과 주임교수
신원섭 충북대 대학원 산림치유학과 주임교수
학교폭력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2명은 학교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중 약 30%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도 교실은 물론이고 화장실, 복도, 운동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고, 피해를 당하는 시간도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비롯해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일어난다고 한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지자 교육과학기술부와 각 지방교육청, 나아가 청와대까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2012 장차관 합동워크숍’에서의 토론주제도 학교 폭력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표된 대책을 보면 가해 학생 제재와 피해 학생 보호 강화 등 처벌 위주가 대부분이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춰 처벌을 강화한다든지, 강제 전학을 가능하게 하고, 부모에게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 등이 그 예이다. 물론 잘못에 대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그것으론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좀 더 근본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심각해진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숲이 가진 치유의 기능을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숲의 치유기능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자신을 돌아보며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게 만든다. 숲은 일상의 환경과 판이하게 다른 자연환경이므로 숲을 경험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숲에서의 활동은 극기와 도전의 기회를 줌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자신을 조절하는 능력을 배우게 한다. 숲에서의 활동은 동반자를 의지하고 서로 도와야 하므로 협동과 상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이런 숲의 치유기능을 활용하여 학교폭력 예방 및 선도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문제에 빠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수행하여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미국 아이다호에서 수행된 ‘아스펜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제 청소년들은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크게 줄어들었고, 공격적인 행동과 성향이 대폭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기 지역의 학교 폭력 가해자 등을 포함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자존감을 비롯한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크게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다.

학교폭력의 대책은 처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좀 더 근본적이고 교육적인 방법의 접근이 필요하며 그 하나로 숲 치유 프로그램이 처방이 될 수 있다. 자연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여주고 공격성을 줄이게 만드는 숲 치유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신원섭 충북대 대학원 산림치유학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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