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위한 책 20선]<19>양치기 리더십

  • 입력 2006년 5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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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를 이끌 때는 지팡이와 막대기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네. 흔히 지도자들은 지팡이가 아닌 막대기로 양떼를 이끌다 부하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하곤 하지. 지팡이는 막대기보다 부드러운 도구라네. 양치기는 양을 살짝 찌르거나 툭툭 쳐서 방향을 잡을 때 지팡이를 이용하지. 결국 양들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양치기를 믿기 때문에 그를 따른다네.―본문 중에서》

이 책은 공저자 중 한 명인 펜택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제너럴 테크놀로지스(GTI)의 대표 맥브라이드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경영학석사(MBA) 졸업 학기에 맥브라이드는 선망해 오던 GTI의 재무부서 관리자로 채용되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느꼈다. 일이라면 자신 있었지만, 9명이나 되는 부하 직원을 통솔하는 것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스승인 잭 노이먼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특이하게도 리더십 강의가 학교가 아닌 교수의 개인 목장에서 진행되었다.

양들에게서 나는 냄새에 인상을 쓰는 맥브라이드에게 노이먼 교수는 ‘양치기 리더십의 제1원칙’을 가르쳐 준다. 양들의 상태를 파악하라!

사람들이 스스로 따르고 싶어 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일은 물론 사람을 챙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아끼는지 확인한 후에야 지도자의 능력에 관심을 보인다는 설명과 함께.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칙은 양들의 됨됨이를 파악하고 일체감을 형성하라는 것이다. 좋은 양치기는 양에 대해 속속들이 이해하고, 양의 특성에 맞게 기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양들로 하여금 양치기를 신뢰하고 양치기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하 직원에 대한 철저한 이해, 이들과의 신뢰 관계 형성을 깨우쳐 준 것이다.

네 번째 원칙은 목장을 안전한 곳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훌륭한 양치기는 늑대, 독초, 해충 등으로부터 양을 보호할 수 있는 목장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부하들이 안심하고 전념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원칙은 리더십 발휘 방법에 관한 가르침이다. 양치기는 양떼를 이끄는 지팡이와 양들의 잘못을 고쳐 주기 위한 회초리를 사용한다. 훌륭한 리더는 지팡이와 회초리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지팡이든 회초리든 기본적인 활용의 원칙은 동일하다. 양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 원칙은 양치기의 마음을 품으라는 것이다. 앞의 6가지 원칙이 구체적인 리더십 방법론에 관한 것이었다면, 마지막 원칙은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철학에 관한 것이다. 위대한 양치기는 기교가 아닌 양들을 위한 헌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으로 노이먼 교수의 리더십 강의는 끝난다.

“직원들을 진심으로 아껴야 하네. 자네가 직원을 냄새나는 양떼로만 생각한다면 직원들은 결코 자네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거야.”

리더십을 이처럼 간명하게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무거운 주제에 무겁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또 성공한 CEO의 경험을 통해 검증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권할 만하다.

김상욱 한신대 교수 e 비즈니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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