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황장엽씨 8년만에 주체철학책 출간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9시 01분


1997년 북한에서 망명했던 황장엽(黃長燁·79)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이 자신이 창시했던 주체철학의 핵심을 밝히는 4권의 책을 출판사 시대정신에서 출간했다. ‘마르크스주의와 인간중심철학’이라는 이름 아래 ‘인생관’ ‘사회역사관’ ‘세계관’으로 구성된 3권의 책과 이에 대한 해제인 ‘인간중심 철학의 몇 가지 문제’가 그 것.

황씨는 93년부터 북한에서 초고를 잡은 뒤 망명 후 본격 저술한 이번 책들에 대해 “남과 북을 통틀어 주체철학의 유일 정본(正本)”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망명 이후 북한정권이 자신의 주체사상을 왜곡, 이용했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 자신이 창안한 주체철학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설명한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책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황씨가 ‘주체’라는 말 대신 ‘인간중심 철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마르크스주의와의 차별성을 드러낸 것. 황씨는 “내가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인본주의 입장으로 바뀐 것은 1968년이었다”며 “그 전환은 마르크시즘의 계급주의 사상이 인류 공동의 이념과 양립할 수 없다는 확신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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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북한 주체사상의 핵심이자 김일성-김정일 독재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념적 근거로 알려졌던 ‘수령관(首領觀)’도 이 책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황씨는 자신이 인간의 속성으로 ‘집단을 운명공동체로 보고 집단 성원들이 서로 돕고 사랑한다’며 ‘집단주의’를 강조했던 것이 북한 정권에 의해 ‘전체의 이익에 대립되는 개인의 이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체주의’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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