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박계동前의원, 택시기사로 깜짝 변신

  • 입력 2000년 7월 4일 19시 21분


95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4000억원 비자금을 폭로했던 박계동(朴啓東)전 국회의원이 지난달 28일부터 금구상운(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취직해 택시를 몰고 있다.

그는 택시운전사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자칫 빠지기 쉬운 귀족주의를 나 자신이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시민들에게 ‘정치인의 쇼’로 비쳐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달 전부터 준비중인 서울 교통문제에 대한 책을 저술하기 위해서 서울의 교통상황을 체험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

지난달 27일 택시운전자격을 딴 뒤 다음날부터 택시를 몰기 시작해 매일 오전 3시부터 오후 3시까지 12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그의 월급은 60만원. 초보 운전사로 하루 7만7000원인 사납금을 채우기도 벅찬 그가 4일까지 하루에 가장 많이 번 액수는 9만1000원.

4일 근무를 마친 그는 “합승을 안하니까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점심을 거른 날이 더 많다”고 털어놓으며 “앞으로 3개월 정도 택시를 몰 생각”이라고 말했다.

96년 15대 총선때 서울 강서갑에서 낙선했던 그는 지난해 선거법 위반혐의로 대법원에서 6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동료 운전사들은 그를 ‘의원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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