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치된 10대의 性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52분


우리 사회는 10대를 잘 모른다. 그들의 생각 행태 기호와 그 밑바탕에 깔린 가치 관의 실체에 어둡다. 모든 기성세대가 10대를 거쳤지만 오늘의 별난 10대에 대해서 는 적극적으로 알려 하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 무관심 방치 무지는 때때 로 10대를 탈선으로 내몰아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16세의 여고 1년생이 등교길에 아이를 출산하는 충격적인 일이 또 벌어졌다. 지난 6월 여중 3년생이 수업중 진통을 느껴 병원으로 옮기다가 출산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두 경우 모두 가정도 학교도 친구도 그들이 임신한 사실을 몰랐 다. 성폭행이었든 탈선이었든 당사자 혼자 임신과 출산의 두려움 속에서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오늘의 10대가 성의 순결이야말로 인격의 상징이라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 윤리관 을 의문의 여지없이 따르기에는 환경이 너무 변했다. 사회는 무분별하게 쾌락을 추 구하는 퇴폐풍조로 넘쳐흐르고 그들을 퇴폐로부터 보호해야 할 각 가정의 안방에까 지 성충동을 자극하는 온갖 영상물들이 파고든다. 10대의 성을 유린하고 상품화하는 못된 어른들의 범죄도 늘고 있다. 10대의 성이 방황하는 것은 바로 이 기성세대가 만든 유해한 환경 때문이다. 결국 날로 바뀌는 환경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인생을 책임지기에는 너무 어린 10대들에게 무분별한 성충동과 임신 출산이 얼마나 큰 비극을 가져오는가를 가르쳐 야 할 사람은 기성세대다. 어른들 스스로가 사회의 성적 환경 정화에 앞장서야 한다 . 성교육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우리의 별난 10대를 건전한 성장으로 이끄는 길임을 기성세대는 절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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