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제오늘]수원 팔달문 주변

  • 입력 1997년 10월 13일 08시 04분


경기 수원시 화성(華城)은 2백년전 축성됐다. 총연장 5.5㎞. 화성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양대 전란의 경험과 대포의 발달 등에 영향받아 설계도격인 「화성성역의궤」에 따라 근대적인 규모와 기능으로 축조됐다. 조선조 정조(正祖)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모신 경기 화성군 융건릉을 오가는 동안 수원의 지리적 이점 등을 눈여겨 본 뒤 뿌리깊은 당쟁을 없애기 위해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결국 실현되지는 못했다. 화성에는 팔달 장안 창룡 화서 등 4대문이 있으며 서장대 동장대 공심돈 포루 봉돈 노대 치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원 중심에 있는 팔달문 주변은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민들이 장보러오는 영동 지동시장과 술집골목 등으로 숱한 애환이 서려 있었던 곳이다. 6.25전쟁통에 처참하게 허물어진 화성의 복원작업을 생각할 틈조차 없었던 73년 여름 무너진 성벽 옆에는 함석지붕으로 된 수원시장관사가 있을 정도였다.〈사진〉 또 팔달문 뒤에 당시로서는 큰 음식점으로 국수가 가장 인기있는 메뉴였던 남문회관이 있었고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비어홀과 왕대포집 번데기행상 등도 있었다. 이제는 화성 성곽도 복원돼 말끔해졌고 비디오대여점과 노래방 과자점 등이 들어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화성은 옛 문헌에 따른 복원작업을 거쳐 올 연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앞두고 있다. 〈수원〓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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