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카렌스 운전자들, 현대·기아車 앞 시위

  • 입력 2001년 4월 25일 20시 21분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기아자동차에 대책을 요구하던 카렌스 운전자들이 급기야 집단행동에 나섰다.

23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카렌스 운전자 6명이 '결함차량 판매중지와 환불'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 [동영상]
카렌스 운전자 기습시위

양인철(29·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를 비롯한 안티카렌스(www.anticarens.co.kr)회원들은 몰고 온 카렌스 차량 5대를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 주차 시킨채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아·현대차는 사죄하고 환불에 응하라, 주행 중 시동꺼짐이 웬말이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2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시위에 당황한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불법적인 업무방해'라며 시위중단을 요구했으며, 현장을 촬영하던 KBS 취재진의 카메라를 가로막아 기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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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불만사항이 있으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처리해야지 이렇게 불법시위를 벌이면 어떻게 하느냐"며 시위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티카렌스 대표 양씨는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이제와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책임있는 회사 관계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오후 1시 30분경 회사측의 소비자상담실을 비롯한 고객지원실 관계자들과 안티카렌스측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1시간 동안 면담을 마친 양대표는 "카렌스의 결함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의 판매정지와 함께 희망고객들에게 환불 및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회사측은 담당부서에 넘겨서 최대한 빠른 답변을 주겠다는 판에 박힌 대답 뿐이었다"고 전했다.

'카렌스' 때문에 자동차 전문가가 됐다는 손충익(47·서울 성동구 신당동)씨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업체질로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동아닷컴이 카렌스의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후 기아자동차는 9월과 지난 1월 두차례의 리콜을 실시했으나 일부 차량에서 또다시 '시동꺼짐'을 비롯한 연비감소, 엔진역화현상 등의 결함이 잇따라 나타났다.

안티카렌스측은 현대·기아자동차측이 이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카렌스 차량에 대한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소비자들의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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