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부시도… 케리도… 핵문제엔 헉! 헉!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08분


코멘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

지난주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핵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의 ‘실적’을, 케리 후보는 ‘해결책’을 강조했다. 그러나 뉴스위크 최신호는 두 후보의 발언에 과장과 허점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핵 확산 방지=“현 미국 대통령이 9·11테러 이후 2년 동안 수거한 핵 물질의 양은 9·11테러 이전 2년 동안보다 적었다.” 토론회에서 케리 후보가 한 주장이다. 이 발언은 핵 전문가들인 매튜 번과 앤서니 와이어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것. 그러나 연구진도 나중에 자신들의 주장에 어느 정도의 오류가 있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부시 행정부가 각종 규제를 통해 핵 물질을 수거한 수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

▽핵 암시장=부시 대통령은 파키스탄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비밀 핵 거래시장을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과 국자원자력기구(IAEA) 등이 칸 박사나 측근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칸 박사가 관여한 암시장의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리비아=부시 대통령은 “리비아를 무장해제하도록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비아측과의 협상은 영국이 주도했다. 미국측 협상 참여자인 존 볼턴 미국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은 영국측에 의해 ‘분위기를 경직시킨다’는 이유로 중도하차했다. 결국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은 미국이 아닌 영국이었다.

▽북한과 이란=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을 중단하고 북-미 양자 접촉에 나서는 것은 중대 실수라고 주장한다. 그럴 경우 중국은 6자회담에서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것. 그러나 중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하라고 오히려 미국을 종용해 왔다.

한편 케리 후보는 이란에 핵연료 판매를 제안해 이란이 직접 고농축에 나설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이란이 제안을 거절할 경우 어떤 대응에 나설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후보들 주장의 모순
주장 내용뉴스위크 평가
“칸 박사의 비밀 핵 거래시장을 적발 했다.”(부시 대통령)―파키스탄 정부, 칸 박사 및 측근에 대한 접근권 불허. 암시장 실체 여전히 오리무중
“6자회담을 중단하면 중국이 협상 테이블을 떠난다.”(부시 대통령)“북한은 4∼7개의 핵무기 갖고 있다.” (케리 후보)―중국, 북-미간 대화 지속적으로 종용
―구체적 수치에 대한 증거 없음
“이란에 핵 물질 판매를 제안, 이란이 직접 고농축에 나설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이란이 거절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언급이 없음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