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획안은 24개 공기업중 5개를 즉시 민영화하고 6개 공기업은 2002년까지 단계적으로 민영화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계획안은 즉시 민영화하는 5개사를 제외한 19개 공기업은 인력 20% 감축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동안의 실적은 인력감축 등 근로자 고통분담에선 큰 성과를 냈지만 경영진 문책과 민영화 등 정부 고통분담에선 미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올들어 경기회복으로 민영화 반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속에 조폐창사건으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자칫하면 공기업 개혁 자체가 표류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
▽정부 계획〓우선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한국종합화학 한국종합기술금융 국정교과서 등 5개 공기업은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민영화하기로 했다.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한국전력 가스공사 대한송유관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6개 공기업은 2002년까지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기로 했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19개 공기업은 내부경영혁신을 통해 14만3063명의 인력 가운데 20%(2만8813명)를 2000년말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를 비롯해 발전소 변전소 건설부문, 시추선 운영, 단말기 유지보수, 석유비축사업, 경지정리 등 민간운영이가능한 모든 공적 사업을 민간에 위탁(아웃소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공기업 가운데 모기업은 24개에서 13개로 줄어 들고, 75개 자회사중 8개만 남게 돼 공기업 수가 2002년에는 21개로 축소된다.
▽추진실적〓4월말 현재 국정교과서 한국종합기술금융 남해화학이 민영화됐고 포철 한중은 민영화절차를 밟고 있다. 단계적 민영화 대상중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이 지분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나머지 민영화 대상 공기업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민영화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작년 1년 동안 19개 공기업들은 총 1만3378명의 인력을 감축해 당초 목표(1만614명)를 26% 초과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도 7939명의 인력을 정리해 석달만에 연간목표(1만3297명)대비 59.7%의 진척도를 기록했다. 이로써 공기업들은 3월말 현재 총원의 15%를 줄인 셈.
▽문제점〓기획예산처는 지난해 8월 공기업 구조조정계획 수립 당시 경영실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선 경영진 해임건의 등 고강도 문책을 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 4월의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성적을 기록한 한국감정원 송유관공사 석탄공사는 ‘엄중경고’만 받았고 우수업체로 지정된 한전은 경영실적이 나쁘다는 등의 이유로 장영식(張榮植)사장의 경질이 결정되는 일도 발생했다.
게다가 ‘근로자들만 감원 등 구조조정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헐값 매각’에 대한 부담때문에 민영화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결국 구조조정과 민영화가 모두 위기에 처한 셈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