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무거우면’ 암 위험 커진다…오래 앉을수록 더 위험 [노화설계]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7월 5일 15시 00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엉덩이가 무겁다’라는 표현이 있다. 공부나 업무를 할 때 장시간 자리를 지키는 특성을 의미한다. 성실하고 집중력이 강한 노력형이라는 긍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단순히 오래 앉아 있는 것보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들처럼 중간에 일어나지 않고 한 번에 오래 앉아 있는 행동이 암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거의 구분하지 않았던 오래 지속되는 좌식행동과 중간중간 신체활동으로 끊기는 좌식행동을 나눠 분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게재됐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진은 활동량 측정기 자료가 있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9만1292명(평균 연령 56세)을 대상으로 중앙값 12.4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진은 ‘오랫동안 연속해서 앉아 있는 좌식 행동(prolonged sedentary·이하 오래 지속되는 좌식행동)’은 30분 이상 이어지면서 그 시간의 90% 이상을 앉아 보낸 경우로 정의했다. 반면 ‘중간중간 일어나 움직여 끊기는 좌식행동(interrupted sedentary behavior·이하 중간중간 끊기는 좌식행동)’은 30분 미만으로 끝나거나 중간에 10% 이상 움직인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오래 지속되는 좌식행동이 하루 1시간 증가할 때마다 전체 암 사망 위험은 9%, 전체 암 발생 위험은 3%,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은 5%, 제2형 당뇨병 관련 암 발생 위험은 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래 앉아 있더라도 중간중간 일어나 움직이는 시간이 많을수록 암 사망 위험은 낮았다.

이는 같은 좌식시간이라도 오래 연속해서 앉아 있기보다 중간중간 일어나 움직이는 생활패턴이 건강에 더 유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오래 지속되는 좌식행동을 짧은 시간이라도 신체활동으로 바꾸면 암 사망 위험은 낮아졌다.
챗 GPT 생성 이미지.
챗 GPT 생성 이미지.

하루 1시간을 가벼운 신체활동으로 바꾸면 암 사망 위험이 12%, 하루 30분을 중등도 신체활동으로 바꾸면 8%, 하루 5분을 고강도 신체활동으로 바꾸면 22% 감소했다.

여기서 가벼운 신체활동은 시속 약 4.8㎞ 미만의 보통 속도 걷기, 중등도 신체활동은 시속 4.8㎞ 이상 시속 6.4㎞ 미만의 빠르게 걷기, 고강도 신체활동은 경보 수준의 빠르게 걷기나 조깅·달리기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는 좌식행동의 건강 영향이 총 앉아 있는 시간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연속해서 앉아 있는지에도 달려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의 여러 실험 연구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중간에 짧은 활동을 끼워 넣으면 계속 앉아 있는 것보다 대사 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랫동안 계속 앉아 있는 좌식행동은 만성 저강도 염증을 촉진하고 면역 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 또한 신체활동 수준과 관계없이 좌식시간 자체가 혈관 내피 기능 저하와 만성 염증 증가와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좌식행동을 신체활동으로 대체하면 체중 감소 외에 여러 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전은 이소성 지방 축적이다. 이는 지방이 간, 골격근, 심장, 췌장처럼 원래 지방을 저장하지 않는 장기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지방 축적은 좌식생활을 하는 사람에게서 특히 흔하며, 대사적으로 매우 해로운 상태다. 이는 좌식행동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전으로 여겨진다.

장시간 앉아 있는 행동은 혈당 조절 이상과 고인슐린혈증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여러 암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분자 수준의 기전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으며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신체활동으로 바꾸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위험 감소 폭은 고강도 운동에서 가장 컸다. 하지만 연구진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걷기 같은 가벼운 신체활동을 자주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신체활동 권고는 중강도 이상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벼운 움직임의 가치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현재 건강 권고는 중강도 또는 격렬한 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가벼운 움직임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요한 것은 앉아 있는 행동 중간중간에 가벼운 신체활동이라도 자주 반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하루 20~30분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책상에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이라면 30분 안팎마다 한 번씩 일어나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짧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371/journal.pmed.1004767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