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복 물 500ml, 진짜 독소 배출될까?”…몸속 ‘해독’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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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는 행동 자체는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독소 배출’이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장하는 루틴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는 행동 자체는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독소 배출’이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장하는 루틴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침 공복 물 500ml, 독소 배출된다.”

SNS를 중심으로 퍼진 이 문장은 어느새 건강 상식처럼 자리 잡았다. 기상 직후 물 한 병을 마시면 몸속 노폐물이 씻겨 내려가고, 다이어트와 피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복 물의 효과를 ‘해독’으로 설명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침 공복 물이 전혀 의미 없는 습관은 아니다. 수면 중 우리 몸은 땀과 호흡으로 수분을 잃는다. 기상 직후 물을 마시면 탈수 상태를 완화하고 혈액량을 회복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 효과가 곧바로 ‘독소 배출’로 이어진다고 해석되는 지점이다.

● 디톡스 효과 있을까…‘수분 보충’과 ‘해독’은 다르다

의학적으로 체내 독소를 처리하는 역할은 신장과 간이 맡고 있다. Harvard Health는 “건강한 사람의 몸은 이미 간과 신장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한다”며, 특정 음식이나 음료가 해독 기능을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물은 이 과정을 ‘돕는 환경’을 만들 뿐, 독소를 직접 씻어내는 물질은 아니라는 의미다.

아침 공복 물이 디톡스로 오해되는 이유는 배변 활동과 연결돼 있다. 수분 섭취로 장 운동이 자극되면 화장실을 가는 사람이 늘고, 이를 ‘노폐물 배출’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이는 소화·배설 과정이지, 체내 독소가 제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Mayo Clinic 역시 “물 섭취는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해독 효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다.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는 습관은 디톡스·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며 확산됐지만, 과학적으로는 해독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는 습관은 디톡스·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며 확산됐지만, 과학적으로는 해독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은 반만 맞다

공복 물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식사 전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늘어 과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물 자체’의 효과라기보다 전체 섭취량 조절의 결과다. 공복 물만으로 체지방이 분해되거나 대사가 급격히 활성화되지는 않는다.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공복 물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찬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속쓰림이나 복부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 물은 소량을 나눠 마시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가 무난하다”고 조언한다.

아침 공복 물 500ml는 몸을 망치지도, 삶을 바꿔주지도 않는다. 다만 잠들어 있던 몸에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정도다.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그 한 잔이 나에게 어떤 감각으로 남는지를 살피는 편이 더 건강한 선택일 수 있다.

참고·출처 링크
Harvard Health Blog: The dubious practice of detox
What’s being cleansed in a detox cleanse?
Mayo Clinic, Water: How much should you drink every day?
Cleveland Clinic: How To Shed 10 Pounds — For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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