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이 암, 심장질환, 당뇨병은 물론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요인일 수 있다는 증가가 쌓이고 있다.
‘PM 2.5’로 표기하는 지름 2.5μm(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mm) 이하 초 미세먼지는 숨을 쉴 때 인체로 들어와 쉽게 폐에 도달한다. 초 미세먼지는 연간 400만 명 이상의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
대기를 더럽히는 오염물질에는 매우 작은 고체 파편과 액체 형태의 비말이 있다. 공장 배출 오염물질과 함께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으로 꼽힌다. 전기자동차를 장려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차량을 세울 때 사용하는 브레이크 패드에서 발생하는 분진(PM 2.5)이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인체에 더 해롭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전기차로 전환하더라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거의 모든 나라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초점을 맞춘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브레이크 패드와 같은 비(非)배출가스 유래 오염 물질을 제한하는 정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폐 질환 유발 물질인 석면을 규제하면서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 중 하나인 NAO 패드에 포함된 구리 성분이 특히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저자인 제임스 G.H. 파킨(James G. H. Parkin· 사우샘프턴대 연구원) 박사와 책임저자인 매튜 록섬(Matthew Loxham) 임상·실험 과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이 기고하는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을 통해 이번 연구의 의의 및 성과를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다양한 패드의 유해성을 비교한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석면 함유 패드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NAO 패드의 분진이 다른 유형의 패드뿐만 아니라 디젤 배기가스 보다 폐 세포에 더 유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NAO 패드 분진에 노출된 폐는 폐암, 폐 섬유증(폐 세포가 딱딱해져 흉터 같은 조직이 생기는 증상),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에 취약했다.
분석결과 NAO 패드 분진의 주요 특징은 구리 성분의 높은 함량이었다. 아울러 초미세 분진에 섞인 구리 성분이 폐 세포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브레이크 패드 분진을 구리 중화 물질로 처리하자 독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구리가 패드 분진의 유해한 특성 중 하나 임을 시사한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에 섞여있는 구리 중 거의 절반은 차량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 마모 시 발생한다. 높은 농도의 구리에 노출되면 폐 기능이 손상되며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가 있다.
전기 자동차는 내연 기관차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다. 하지만 타이어와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분진을 내뿜는다는 점에선 반쪽짜리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기차가 더 무겁기 때문에 타이어와 브레이크 시스템 등에서 생기는 비배기 오염물질 배출량이 더 많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기차의 회생제동 방식도 기계식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회생제동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구동 모터(전동기)가 발전기로 전환되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모터에 저항이 생기는 원리를 이용한 감속법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해 차를 세운다. 다만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의 소모량이 적어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는 있다.
자동차 패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있다.
유럽연합(EU)의 도로교통 오염물질 규제 기준인 ‘유로7’(2026년 11월 예정)은 브레이크 시스템의 분진 배출 한도를 설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가 브레이크 패드의 구리 함량을 낮추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주로 브레이크 패드 분진에서 나오는 구리가 수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수생 식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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