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은 건강하지 않은 식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당분과 지방 함량이 많고 열량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초콜릿은 예외다. 다크 초콜릿이다.
영양 전문가들은 다크 초콜릿을 적당히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고 설명한다.
적당한 양이란 어느 정도일까.
국제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발표한 중국 우한대학교의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다크 초콜릿 소량을 2~3회 섭취했을 때 여러 건강상 이점이 발견됐다. 1회 섭취량은 30g을 기준으로 했다. 제2형 당뇨병은 주당 2회 섭취했을 때 감소 효과가 가장 컸다.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은 주당 3회 이상 섭취 시에 나타났으며 6회를 초과하면 이점이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주일에 2~3회, 많이 먹더라도 6번 이하로 즐기면 건강에 좋을 수 있다.
의학 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게재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료진의 연구에서도 다크 초콜릿을 소량(28g)으로 주 5회 섭취한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2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 초콜릿이 건강에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활성산소라고 불리는 독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호흡할 때 에너지로 사용하고 남은 산소 찌꺼기인 활성산소(일명 자유 라디컬)는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켜 염증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다크 초콜릿의 건강상 이점
로스팅한 카카오 열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크 초콜릿과 같이 항산화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활성산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크 초콜릿에는 질병과 싸우는 항산화제와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여 노화와 관련된 세포 손상 방지, 혈압 감소, 심장병 위험 감소 등 신체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고 미국의 공인 영양사이자 건건한 음식에 관한 책 ‘대부분 식물성’(Mostly Plant-Based)의 저자 미아 신(Mia Syn)이 건강 정보 매체 퍼레이드(Parade)에 말했다.
핵심은 코코아 함량이다. 코코아의 비중이 높을수록 다크 초콜릿의 항산화 활성도도 높아진다. 다크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 35% 이상인 제품을 말하는데, 75%이상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영양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크 초콜릿에는 특히 철분, 아연, 마그네슘 등 신체에 유익한 여러 미네랄도 함유되어 있다. 철분은 신체에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철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적혈구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을 만들어 신체의 모든 부위에 산소를 운반하는 것이다. 헤모글로빈이 충분하지 않으면 피로, 위장 장애,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아연은 초콜릿에 함유된 또 다른 중요한 미네랄이다. 아연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마그네슘은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신경세포가 뇌 전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카카오나무와 열매. 과육을 제거하고 씨앗을 분리해 말려 볶은 것이 카카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고 해서 다크 초콜릿이 건강에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분과 포화 지방 또한 많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페인 또한 함유되어 있어 과다 섭취 시 불안과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신 영양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매일 30g이하의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는다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밀크 초콜릿은 칼로리 ‘폭탄’
반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밀크 초콜릿이나 화이트 초콜릿은 건강상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
밀크 초콜릿에는 일반적으로 20~30%의 카카오만 포함돼 있으며, 나머지는 설탕과 유제품, 식물성 지방이 차지하기 때문에 100g당 칼로리가 약 550㎉로 햄버거 한 개나 밥 한 공기 반과 맞먹는다.
밀크 초콜릿 100g에는 대략 50g의 당류를 포함하는데 이는 WHO에서 정한 하루 당 섭취 권고량에 육박한다. 이는 성인이 하루 2000칼로리(Kcal)를 섭취한다고 할 때, 밀크 초콜릿 한 개를 먹는다면 그날은 그 어떤 종류의 다른 당류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화이트 초콜릿에도 카카오 성분은 거의 포함돼 있지 않고, 주로 코코아버터, 설탕, 우유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화이트 초콜릿은 항산화 효과가 거의 없고, 트랜스지방도 많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혈당 급상승, 비만, 당뇨, 고지혈증, 충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이규배 교수는 “초콜릿은 좋은 영양소를 포함하지만 칼로리, 당분, 지방 포함량을 꼭 확인 하고 기저질환을 고려해 섭취 계획을 세워야한다“며 “특히, 밀크 초콜릿, 화이트 초콜릿은 당분이 높은 경우가 많고, 다크 초콜릿도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기에 당뇨, 고지혈증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초콜릿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과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초콜릿에 포함되는 유화제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량 섭취에 따른 건강 우려도 존재한다. 밸런타인데이처럼 특별한 날이라도 초콜릿 섭취는 하루 30g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