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창업주 ‘故 유일한 박사’ 영면 49주기 맞아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3월 1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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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은 재산 사회 환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귀감
작고 후 독립운동 활동 이력 알려져
지난 1969년부터 평사원 전문경영인체제 운영
‘투명한 경영·사회봉사’ 정신 주목

故 유일한 박사
故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은 11일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 영면 49주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추모행사는 열지 않았다.

유일한 박사는 일찍부터 기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경영으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 인물로 사회 고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를 실천한 기업인으로 평가 받는다.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난 유 박사는 1926년 31세가 되던 해에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일찍이 유 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1936년 유한양행을 주식회사체제로 전환했다. 1939년에는 국내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했다. 이어 1962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주식공개를 단행했다. 1969년에는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사장직을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줘 화제를 모았다. 이후 51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한양행은 평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 임직원 1800여 명 중 유 박사와 혈연관계인 직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를 투명하게 이끌어 간 유 박사의 경영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사망후 공개된 유 박사의 유언장은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장남인 유일선씨에게는 대학을 졸업했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손녀인 유일링(당시 7세)양에게는 학자금 1만 달러만 남겼다. 딸 유재라씨에게는 유한중·공업고등학교 일대 5000평 규모 부지를 상속하면서 소유주식을 비롯한 모든 재산을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사용하라고 했다. 이후 지난 1991년 세상을 떠난 유재라씨는 본인이 갖고 있던 주식 등 200억 원대 재산을 모두 사회에 기부해 아버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이었다.

작고 후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공개한 비밀문서를 통해 유일한 박사가 생전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져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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