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북극 진출에 부푼 꿈, 제2 쇄빙연구선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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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일 극지연구소 부소장
윤호일 극지연구소 부소장
북극은 최근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解氷)은 이상기후 현상이라는 과제와 함께 개발이라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얼음으로 굳게 닫혀 있던 북극해가 열리면서 북극 항로의 이용과 자원 개발과 같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 같은 이슈는 전 세계의 이목을 북극으로 집중시켰으며, 경쟁적인 북극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2002년에야 노르웨이 스발바르 군도에 다산과학기지를 열고 북극 연구에 착수했다. 노르웨이 과학기지촌의 건물을 임차해 운영 중인 이 기지는 면적이 약 250m²에, 최대 수용 인원이 18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북극 연구 후발국인 우리나라가 세계가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건조된 2009년 이후에서야 비로소 연구다운 연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라온호는 매년 40개 이상의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극의 기후변화가 동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은 2013년 5월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이후 한국은 북극에 대해 중대한 의무를 갖게 됐다.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좇아 북극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북극 발전에 이바지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북극 항로 개척, 자원 개발과 같은 경제적 기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 쇄빙연구선을 기반으로 북극해 연안국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해저자원 기초정보를 수집하고 북극항로 전역에 대한 환경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라온호’는 연간 300일 이상을 운항함에도 불구하고 연구 수요의 60%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할 만큼 한계에 다다랐다. 또 남북극을 동시에 운항하다 보니 전체 항해 일수 중 북극 연구 항해는 27일에 불과하다. 북극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북극 중심으로 활동하는 추가 쇄빙연구선 건조가 불가피하다.

아라온호보다 2배 강화된 쇄빙 성능을 지닌 제2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 타당성이 인정되어 사업이 정상 추진되면 2022년부터 북극해를 누빌 것이다. 그동안 탐사를 미뤄왔던 북극점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연구를 수행하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우리는 전략적이고 철저한 준비를 하면 미래 극지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쇄빙연구선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윤호일 극지연구소 부소장
#지구온난화#북극 해빙#아라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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