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다이어트’…고기 대신 사료… 산책 자주 해야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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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둘만 사는 게 적적해 3년 전부터 시추 한 마리를 기르고 있는 김미순(69·서울 성북구 석관동) 씨는 요즘 시추가 살이 너무 쪄 걱정이다.

“남편이 귀엽다면서 자기 먹는 거를 다 주다보니 이젠 김치만 빼 놓고 다 먹어요. 남편과 식성까지 닮아간다니까요.”

김 씨는 뒤뚱뒤뚱 걷는 시추를 아침저녁으로 산책시키고 있지만 시추의 살은 요지부동이다. 김 씨는 “정이 들어 한 가족 같은데, 비만 때문에 병이 생겨 빨리 죽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요즘 아파트 산책로나 공원에 가 보면 ‘비만 견공’이 흔하다. 한국동물보호연구회 윤신근(동물학) 회장은 “애완견이 비만이 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라며 “주인이 자신이 먹는 음식을 똑같이 먹여 비만이 되는 경우가 있고 개도 나이 들면서 필요한 칼로리가 줄어드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먹일 때 비만견이 된다”고 지적했다.

애완견도 비만해지면 사람처럼 심혈관계 질환, 호르몬성 질환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병이 흔해진다.

우선, 애완견이 비만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같은 견종의 평균 몸무게를 알아야 한다. 평균 몸무게보다 20∼30% 이상 더 나가면 비만으로 봐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요크셔테리어는 2∼3kg, 시추는 5∼8kg, 몰티즈는 2.7∼3.5kg이 이상적인 몸무게로 알려져 있다.

애완견 중에서도 퍼그, 시추, 불도그, 보스턴테리어 등 주둥이가 짧은 종은 먹이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먹성이 좋아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애견 다이어트의 필수는 먹이 조절. 윤 회장은 “주인이 주는 닭고기 소고기를 자주 먹이다 보면 개 입맛이 ‘고급’이 되어 사료를 안 먹는다. 개를 위해서도 사람이 먹는 음식을 절대 주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개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 △생후 1년∼1년 반은 성장용 사료 △생후 1년 반∼8년은 성견용 사료 △8년 이상은 노령견용 사료를 먹여야 한다.

이미 살이 찐 비만견인 경우 다이어트 사료를 꾸준히 먹이고 심한 경우 동물병원에 일정 기간 입원해 살을 빼는 방법도 있지만 절대 굶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 조언. 칼슘 철 비타민 등의 성분이 결핍돼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먹이 조절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운동. 가장 무난한 것은 걷기다. 산책이 힘들면 집 안에서 평소 애견이 가지고 놀던 공이나 장난감을 던져 그것을 물고 오게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도 좋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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