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국 한국, 정보화 ‘내실’은 세계 20위

  • 입력 2003년 12월 10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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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정보화 대비 태세가 세계 20위로 크게 밀려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9일 발표한 2003∼2004년 ‘네트워크 대비지수(NRI)’ 순위에서 한국은 102개국 가운데 20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14위 보다 6계단 후퇴한 것이다. 특히 싱가포르(2위)는 물론 일본(12위) 대만(17위) 홍콩(18위)에도 뒤지는 저조한 성적이다.

NRI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동참하고 그 과실을 거둬들일 준비가 돼 있나’를 평가하는 척도. WEF는 2001년 이 지수를 처음 도입한 이후 올해엔 △정보통신 시장환경 △대비(readiness) 태세 △활용도 등을 종합 평가해 국가별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이중 대비 태세와 활용도에서는 각각 19위, 17위를 차지했지만 환경 분야에서 20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정치 규제환경 분야에서 칠레, 대만보다 낮은 25위에 그쳐 종합성적이 떨어졌다.

전체 순위가 6계단이나 하락한 것은 한국이 인터넷 강국답게 이 분야에서만은 유독 상위권에 들면서도 정부와 개인, 기업 등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네트워크 대비 태세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EF는 종합평가서에서 ‘인터넷 강국’ 한국이 20위권으로 밀린 것을 특기할 만한 사실로 열거했다.

‘균질적인 발전’을 중시하는 평가기준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적은 인구를 가진 선진국들이 대거 상위권을 차지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노르웨이 등은 10위권에 포진했다. 이들은 특히 과학자 및 기술자 가용도, 두뇌 유출, 과학연구기관의 수준, 수학 및 과학교육 수준, 교육 부문 공공지출 등의 평가항목에서 단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한국은 이들 항목에서 대부분 29∼40위를 차지해 교육문제가 정보화 사회로 이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편 WEF의 보고서 평가기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중남부 아프리카 20개국을 평가대상에 포함시키면서 공중전화와 같은 낮은 수준의 통신수단과 환경이 비교 잣대에 포함됐기 때문. 한국은 휴대전화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공중전화 이용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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