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 수석입학생들, "82%가 교수됐다"

입력 2001-01-10 18:56수정 2009-09-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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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입시 철이면 영웅이 탄생한다. 수석 입학생들. 그들은 반짝했다 사라지는 존재인가? 아니면 정말 큰 일을 할 영재들인가?

추적 조사 결과 서울대 이공계 수석입학생들은 80% 이상이 교수의 길을 선택했으며, 대부분 연구 업적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세대 고려대 수석입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회사원이 됐거나 사업에 뛰어들어 흥미로운 대조를 이루었다.

이런 사실은 충남대 김언주 교수(교육학)와 혜천대 신붕섭 교수(교육행정학)가 1960년부터 1985년까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4개 대학 이공계 수석 입학생 68명을 추적 조사해 과학재단에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서울대 수석입학자의 경우 23명 가운데 82%인 19명이 교수가 됐으며, 회사원과 연구원이 된 사람은 각각 2명씩에 불과했다. 또 이 중 10명은 모교인 서울대 교수가 됐다. 반면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수석 입학생 출신 45명은 현재 회사원(자영업 포함)인 경우가 24명(53%)으로 가장 많았으며, 교수와 연구원이 된 사람은 각각 8명과 6명씩에 불과했다.

서울대 수석입학생 23명은 모두 박사학위를 땄고 이들 가운데 78%가 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아 대학 진학 이후에도 ‘공부벌레’였음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서울대 수석입학생들은 수석입학→유학 뒤 박사학위 취득→귀국해 교수 취업이 전형적인 인생 행로였다. 반면 다른 3개 대학 수석입학생들의 박사과정 이수율은 42%에 불과했다.

서울대 수석입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과학기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국과학상의 경우 서울대 수석입학생 출신인 서울대 임지순 교수(물리학)와 서울대 김명수 교수(화학)가 95년 나란히 5회 수상자가 됐다. 또 수석입학생이었던 서울대 오세정 교수(물리학)와 이은 교수(화학)도 97년 함께 상을 받았다. 역시 서울대 수석입학생인 한국과학기술원 장호남 교수(화학공학)도 96년 한국공학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수석입학생 가운데는 얼마 전까지 SK케이컬 부사장을 한 김기협씨,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전무였던 송문섭씨처럼 외국 유학 뒤 연구원이나 회사원에서 출발해 대기업의 중역에 오른 인물도 있다.

한편 다른 대학교 출신들 가운데는 고려대 수석입학생이었던 김관수씨가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의 상무를 지냈으며, 역시 고려대 수석입학생이었던 이치환씨가 삼성종합화학 전무가 되는 등 회사원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조사를 맡은 신붕섭 교수는 “서울대 수석입학생 출신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연대 고대 등의 수석입학자들은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고 모교의 교수가 되는 일도 매우 드물었다”고 말했다.

경기고 재학시절 3선개헌 반대 시위를 준비하다가 정학을 당하고도 서울대에 수석입학한 뒤 현재 물리학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서울대 임지순 교수는 “수석 입학생들은 주위의 기대가 커 큰 부담을 안고 살게 되지만 한 번은 이를 깨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며 “그래서 대학 입학 뒤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전공이 아닌 책도 많이 읽었다”고 회상한다.

<신동호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1백%박사따고82%가교수돼기자>연구업적도대부분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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