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조이스틱만으론 허전" 이젠 온몸으로 한다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02분


‘게임은 움직이는 것….’

온 몸으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오고 있다.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속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 람보가 되어 전투를 벌이고 알렉산더대왕이 되어 세계를 지배하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런데 조이스틱만 써서는 뭔가 허전하다. 손가락만 까딱거려서는 완벽하고 ‘화끈한’ 현장감을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 ‘온 몸을 사용하는’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온몸게임에는 주로 3차원 가상현실(VR) 기술이 사용된다. 게이머의 모든 동작을 게임 속 캐릭터가 그대로 따라하는, 현실과 가상이 하나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온몸 이용 게임의 효시는 ‘DDR’와 ‘펌프’를 비롯한 댄스 시뮬레이션이다. 이 게임들은 화면에 나온 표시대로 발판을 밟으면서 춤을 추는 내용. 그러나 춤이란건 기본적으로 온몸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물음에 해답을 던져준 것이 올여름 일본에서 시판된 ‘파라파라―파라다이스’다. 이 게임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춤 ‘파라파라’를 기본 컨셉트로 하고 있다. 파라파라는 다양한 손동작이 묘미. 파라파라―파라다이스는 공간지각 센서를 이용해 손동작을 감지해낸다.

국내에서도 어뮤즈월드의 ‘이지투댄스’와 닷에이스의 ‘클론모션’ 등이 선을 보인 상태다. ‘이지투댄스’는 발판 이외에 여덟 쌍의 센서가 달려있어 손 머리 가슴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클론모션’은 이용자의 움직임을 센서와 카메라가 포착해 다이내믹한 댄스를 보여준다.

한편 온몸게임 바람은 격투게임 분야에서도 불고 있다. 요즘 방송에 가끔 등장하는 게임중계를 보면 게이머들이 발을 굴리고 손을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게임기를 이용해 격투게임 ‘철권’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다. 게임기는 국내업체 베스트소프트가 개발한 ‘BDD’란 제품. 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신체 움직임을 감지한다. 손발을 다 사용하니 ‘실제로 싸우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게 게이머들의 평가다. 다른 국내업체인 빅에이코리아도 발판과 근접센서를 이용한 아케이드 게임기 ‘결전21’을 시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를 “본격적으로 적용되기엔 아직 무리가 따르지만 결국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라고 보고 있다. 21세기의 화두는 ‘디지털’이지만 디지털의 화두는 결국 ‘3차원(3D)’과 ‘가상현실’이 될 거라는 게 공통적인 지적. 이제 게임은 탱크가 벽돌을 부수는 시대와 2차원 그래픽의 시대를 넘어 첨단기술의 결정체가 돼 가고 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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