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산화환원 반응」으로 생산되는 전류 이용

  • 입력 1998년 11월 24일 19시 04분


배터리(전지)는 전자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중 하나. 경박단소(輕薄短小)형의 수명이 긴 건전지를 원하는 소비자 욕구에 맞춰 소형 경량 고출력 고에너지밀도를 갖추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차세대전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엔 전자제품을 고를 때 어떤 배터리를 쓰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 노트북PC 캠코더 등 휴대용 전자기기는 어떤 종류의 2차전지를 사용했는지를 보고 제품의 질을 판단할 정도. 전지를 줄여야 제품이 작고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단말기의 경우 전체 무게에서 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에 달하며 캠코더는 15% 정도.

그렇다면 도대체 전지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 질까.

전지의 기본 원리는 산화환원 반응이다. 산화는 전자를 잃는 반응이며 환원은 그 반대.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른다.

화학전지는 이온화경향이 다른 두 금속(전극)을 전해액(이온을 잘 이동시키는 액체나 점성물질)에 담가 놓고 두 금속을 도선으로 연결해 전류가 흐르는 원리를 응용했다. 이온화 경향이란 어떤 물질이 전자를 내놓고 양이온이 되려는 성질로 금속은 저마다 다른 이온화경향을 지니고 있다.

전극은 (+)극과 (―)극이 있는데 이온화 경향이 큰 물질이 (―)극이다. 즉 전자를 쉽게 내놓는 금속이 음극이 되는 것.

일반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아연―망간 건전지에서는 아연이 음극으로, 망간이 양극으로 사용된다.

요즘엔 한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보다 충전해서 여러번 사용하는 2차전지를 선호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전지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

2차 전지 중에는 60년대부터 널리 사용돼온 니켈카드뮴(니카드)전지, 91년 첫선을 보인 뒤 최근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된 리튬이온전지, 올들어 새롭게 등장한 리튬폴리머 등 세가지가 주류를 이룬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리튬을 원료로 한 무공해 전지.

가전제품의 휴대화 물결을 타고 급성장한 니켈카드뮴전지는 한때 인공위성의 수명을 유지하는 ‘신비의 보석’이었다. 인공위성이 지구를 한바퀴도는 1백분중 태양광이 비치는 60분간 충전한 뒤 암흑의 40분 동안 방전함으로써 인공위성의 정상작동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생산과정에서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을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90년대 들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리튬이온전지로 무게가 가벼운데도 용량은 커서 인기다. 작동전압도 니켈카드뮴전지의 약 3배인 3.5V로 높다. 불충분하게 충전과 방전을 되풀이하더라도 전지 용량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장점. 올해부터 본격 등장한 리튬폴리머전지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고체전해질을 원료로 쓴다.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고 무게와 부피는 리튬이온전지보다 30% 적다. 1천번 이상 재충전해 쓸 수 있고 두께도 가장 얇다. 고체 또는 상온겔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지에 못을 박거나 가위로 잘라도 전해질이 전지외부로 새지 않는다. 폭발하거나 불이 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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