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던 서울대 합격생 최모 군(18·대구 D고 3년)을 위해 성금을 모아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수성구청은 4일 오후 최 군의 아버지(54)에게 ‘아들의 등록금으로 써 달라’며 성금 360만 원을 전달했다.
최 군은 2일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등록금 21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가족들이 발만 구르고 있었다. 최 군의 아버지는 현재 뇌경색 증세로 장애인(2급)인데다 최 군의 어머니(50)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
그동안 생활비는 대학을 휴학 중인 최 군의 누나(22)가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60만 원과 구청에서 지원되는 생계보조비 30만 원이 전부였으나 최근 누나마저 일자리를 잃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최 군의 아버지는 합격자 발표일인 2일 수성구청 사회복지과를 찾아 “어렵게 공부한 아들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구청 사회복지과 김태동(金泰東·42) 씨는 대구지역 사회복지분야 공무원을 중심으로 개설된 인터넷 카페 ‘손잡고 가요’에 최 군의 딱한 처지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하루만인 3일 오후 회원 20여 명이 호주머니를 털어 성금 170만 원을 마련했다.
수성구청 사회복지과 김미경(金美京·38·7급) 씨는 “최 군을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생애 최고의 ‘명절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저소득층 응급구호비 등 80만 원을 마련했으며 전국공무원노조 수성구청지부도 40만 원을, 수성구 범어교회도 최 군을 돕는 데 사용하라며 70만 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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