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밖에 날라’… 나토국들 국방비 늘려 美무기 쇼핑 경쟁

  • 동아일보

이란전 참여 꺼리다 트럼프에 눈총
獨, 33% 예산 늘려 대량 계약 예상
폴란드 등 러 인접국들도 증액 속도
英, 더딘 증액에 美와 또 갈등 우려
美, 튀르키예에 F-35 판매도 재추진

마르크 뤼터(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포럼에서 마이클 더피 미 국방부 획득유지 담당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토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담 참석을 앞두고 나토가 새로운 국방비를 실제 화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일련의 군사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26.07.07. 앙카라(튀르키예)=AP/뉴시스
마르크 뤼터(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포럼에서 마이클 더피 미 국방부 획득유지 담당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토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담 참석을 앞두고 나토가 새로운 국방비를 실제 화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일련의 군사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26.07.07. 앙카라(튀르키예)=AP/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7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방비 증액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그간 자신들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면을 앞두고 심기 경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국가들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하고, 동시에 국방비 증액 상황도 점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 獨, 트럼프 대면 앞두고 국방비 33% 증액 의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내각은 6일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는 내용이 포함된 5554억 유로(약 974조 원) 규모의 내년 정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특히 독일은 국방예산을 올해 822억 유로(약 144조 원)에서 내년 1090억 유로(약 191조 원)로 약 33% 증액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독일의 이번 예산안 의결은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도 국방비 증액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폴란드는 지난해 이미 GDP의 4.3%를 국방비로 지출했을 만큼 적극적이다.

다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누적된 재정 적자 등의 영향으로 국방비 증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진단했다. 특히 영국은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2027년 2.6%에서 2030년 2.7%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증액 속도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적 갈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번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에선 미국산 무기도 대거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6일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7일 억지와 방어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제공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계약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며 수십 년간 이어져온 나토를 자신이 더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비즈니스 틀로 재구성했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튀르키예에 F-35 공급 재검토

특히 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도입하며 갈등을 빚어 온 튀르키예를 5세대 전투기 F-35 라이트닝Ⅱ 도입 프로그램에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 튀르키예에도 F-35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

튀르키예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서방 주도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고, 러시아산 방공체계까지 도입해 ‘나토의 문제아’로 불렸다. 이에 미국은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따라 튀르키예를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시켰다. 또 공급 계획도 철회했다. 하지만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나토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대를 보유한 튀르키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주최하지 않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튀르키예에 대한 F-35 프로그램 복귀 검토에 대해 이스라엘은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패권국을 지향하는 튀르키예가 군사력을 키우는 것에 그간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6일 “튀르키예가 F-35 프로그램에 복귀하도록 미국이 허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중동에서 F-35(45대)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다.

#나토#국방비 증액#트럼프#미국산 무기#유럽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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