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에서 주민들이 휴대전화 조명에 의지해 마작을 즐기고 있다. 2026.05.14 (자료사진) 아바나=AP 뉴시스
서방의 오랜 제재로 경제 붕괴 직전에 치달은 카리브해 국가 쿠바에서 6일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전국적 정전은 올 들어 세 번째, 지난해 10월 이후 8번째다.
6일 쿠바 전력청은 긴급 성명을 통해 국가 전체의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도 당국이 수도 아바나 전력 수요의 1% 수준 정도밖에 복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약 1000만 명의 국민 대부분이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습기 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전력망이 붕괴하기 직전, 이미 쿠바 영토의 3분의 2 가까이가 정전 상태였을 만큼 전력 상황이 오래 전부터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고 추산했다. 한 아바나 시민은 “정전 속 무더위로 일은 커녕 잠자는 것조차 어렵다.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바나에 이은 쿠바 2대 도시 산티아고데쿠바에서는 정전 외에 가스 공급마저 끊겨 주민들이 숯,장작을 태워 요리를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이끈 공산 혁명으로 등장한 쿠바 정권은 이후 내내 미국 및 서방 주요국과 대립하며 각종 경제 제재를 받아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공공연히 ‘쿠바 공산정권 붕괴’를 거론하며 쿠바를 옥죄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1월 쿠바의 핵심 우방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축출했다. 이로 인해 세계 1위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로부터 공급되던 값싼 원유마저 사실상 끊겨 에너지 위기가 가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멕시코 등 쿠바에 원유를 제공하는 국가에 관세 폭탄까지 예고했다. 앞으로도 원유를 조달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AP통신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병원 내 전력 부족 등으로 그간 쿠바 공산정권이 주요 치적으로 자랑했던 ‘무상 의료 체계’ 또한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쿠바 최고의 의료 기관으로 꼽히는 아바나의 에르마노스 아메이헤이라스 병원조차 장비 고장 등의 여파로 환자들에게 6개월 넘게 컴퓨터단층촬영(CT)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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