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은 “최악”이라며 손절했지만…버크셔, 다시 ‘항공주’ 베팅

  • 뉴시스(신문)

버핏 “내 결정 아니다”…후계자 에이블, 1분기 델타 지분 신규 매입
팬데믹 손절 후 5년 만의 귀환…시장선 “델타는 다르다” 평가
항공유 급등 속 투자 단행…고소득 고객 전략에 기대감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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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굴곡진 투자 역사를 만든 항공주와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의 끈질긴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1월 버핏에 이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그레그 에이블이 이끄는 버크셔는 1분기 델타 항공 지분 26억 달러 규모를 신규 매입했다.

버핏은 WSJ 인터뷰에서 “이번 델타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에이블에게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버크셔의 질긴 항공주 투자 역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버핏은 2002년 경기 순환 주기를 타는 항공업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항공주를 사고 싶은 충동이 들면 전화하는 800번 번호가 있다”며 “새벽 2시에 전화를 걸어 ‘제 이름은 워런이고 저는 항공주 중독자입니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저를 말린다”고 농담했다.

버크셔의 항공주 악연은 1989년 US에어 우선주 투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크셔는 당시 3억58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후 1998년 차익을 남기고 매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US에어는 이후 두 차례 파산했다.

버핏은 2007년 주주서한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버핏은 2007년 주주서한에서 항공업을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막대한 현금을 소모하고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최악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라이트 형제 시대 이후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버크셔는 2016년 유나이티드·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 지분을 다시 대거 매입했다. 업계 통합으로 과거와 같은 치열한 운임 경쟁이 완화되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버핏은 당시 “항공업계가 첫 100년 동안은 형편없는 성적을 거뒀지만 이제 그 시절은 끝났다”고 기대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 수요가 붕괴하자 손실을 감수하고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그러나 항공주들은 같은 해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4월 말 이후 델타와 유나이티드 주가는 170% 넘게 상승했다.

버크셔의 항공주 매각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까지 받았다. 트럼프는 2021년 “워런 버핏 같은 사람도 실수한다. 항공주를 보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항공업계는 이란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항공사들의 두 번째로 큰 비용인 연료비가 몇 주 만에 두 배로 뛰었고, 저비용 항공사(LCC)인 스피릿 항공은 이달 초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델타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고소득 고객층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과 높은 운항 신뢰도를 바탕으로 미국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버크셔가 다시 투자자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내 체크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버크셔의 재투자를 환영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1분기 기준인 만큼 최근 유가 급등과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버크셔가 이미 지분을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버크셔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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