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급인 내게 자료 제출 늦다며 ‘엄중히 고지’ 메일
靑, 사사건건 관여-불필요한 제동…서러움 금할수 없다
공직사회 공포 분위기 조성…꼭두각시 역할은 안할것”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제20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09. [서울=뉴시스]
부총리급인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이 20일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엄중 경고’라는 내용이 담긴 메일을 직접 받았다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직급이 낮은 행정관이 부총리급 인사에게 직접 경고를 할 만큼 청와대 참모들의 만행이 지나치다는 취지다. 보수 진영 출신인 이 위원장은 여권의 초강경 행보 때마다 쓴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 소속의 한 행정관이 부총리급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에게 보낸 사실상의 경고성 메일”이라며 “40년이 넘는 공직 생활 동안 이와 같은 무례한 사안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실 소속 해당 행정관은 이 위원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21일 열리는 대통령 주재 ‘대통령 소속 자문회의 및 위원회 간담회’와 관련해 “대통령실 요청 국정과제 관련 필수 자료 제출 마감이 금일(17일)까지이나 위원회 측 소통 부재로 지연되고 있다”며 “이는 향후 국정 운영 및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한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이 위원장은 “메일에 담긴 내용이 사실관계와 다르다”며 “통합위는 14일 이미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친 위원장 본인의 승인 아래 대통령 보고사항을 관련 수석실에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신들이 요구한,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7일 밤까지 직원들을 압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공직 사회의 최고 권부인 대통령실에서 이런 방식의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방식의 갑질과 과도한 개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강훈식 비서실장에 이번 상황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최근 들어 사사건건 국민통합위와 위원장 본인의 행보에 관여하고 불필요한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서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법왜곡죄 도입에 대한 공개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등을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청와대가 이런 공포 분위기를 공직사회에 조성하는데 대해 문제제기를 좀 해야겠다 싶었다”며 “국민통합위원회의 업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이래라저래라 관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지적하는데 있어 이재명 대통령과 별도로 조율하지 않았다”며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꼭두각시 역할은 하지 않겠다. 문제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이 위원장이 제기한 사실에 대해 내부적 검토를 거쳐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