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전 노사 잠정 합의… 신뢰 복원해 새 ‘초격차’ 신화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1일 00시 09분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정부 중재의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성과급 협상을 막판 타결했다. 노조가 예고한 21일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줄다리기 끝에 최대 100조 원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반도체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했다.

삼성 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 ‘적자 부서 보상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노조에 대해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라며 협상에 힘을 싣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오후에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이날 밤 잠정 합의가 도출됐다. 삼성 노조는 “총파업을 유보한다”며 22일부터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부치기로 했다.

반도체 초호황의 기회에 닥친 6개월간의 삼전 성과급 갈등은 노사는 물론이고 국가 경제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노사가 대화의 끈을 놓치 않고 노사정이 합심해 합의안을 끌어냈다. 사 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 피플팀장은 “잠정합의를 상생 노사문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게 하겠다”고 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끝까지 조정을 맡아주신 정부 등에 감사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대만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 선두 주자나 미국 일본 중국 같은 추격자에게 따라잡을 빈틈을 줬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위상도 흔들었다. 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삼성 내부의 반목과 분열도 커졌다.

노사가 진통 끝에 특별 성과에 대한 보상안에 잠정 합의한 만큼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반도체 초격차 경쟁에 시동을 다시 걸어야 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걷어차고 절체절명의 위기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실수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삼전 성과급 갈등으로 원칙이 무너진 한국식 성과주의의 한계도 드러났다. 성과에 대한 보상 기준이 조직과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면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라는 대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사는 물론이고 노노 갈등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노동자의 권리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된 만큼 새로운 노사 문화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편중은 국가 경제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몰아가는 경제적 급소가 됐다. 산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내야한다. 아울러 선진 노사문화 정착도 서둘러야 한다. 이제는 노사정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소모적인 성과급 갈등 재발을 막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삼성전자#삼전#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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