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년내 축구장 2.4만개 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 현실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0일 04시 30분


10곳 구축, 재생에너지 현재 3배로
2035년 발전단가 절반 수준 목표
“부지 확보 주민 반대 매우 심할 것… 송전망 확충-예산 규모도 빠져” 지적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의 3배 수준인 100GW(기가와트)로 확대하기 위해 중부지방에 초대형 태양광 발전단지 10곳을 구축하기로 했다. 공장 지붕과 도로·철도·농수로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해 44.2G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추가 보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태양광 발전 단가를 2035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다만 생산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망 확충과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필요한 예산 규모 등이 제시되지 않아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 축구장 2만4000개 규모 태양광 단지 조성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8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상 목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누적 용량 100GW를 달성하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초대형 계획 입지 발굴 추진단’을 구성해 총 12GW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에 시화-화옹지구 간척지와 평택항·평택호 등을 활용해 3GW 이상, 충청권에는 태안·서산 간척지 1GW와 청풍호 0.9GW 규모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경기·충청권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부지에는 3.2GW, 경기·강원 북부 접경 지역에는 ‘평화의 태양광 벨트’ 등 2GW 규모 단지를 구축한다.

업계에 따르면 1GW급 전력을 만드는 데 축구장 2000개 면적의 태양광 발전 부지가 필요하다. 정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4년간 축구장 약 2만4000개 규모의 태양광 부지가 새로 필요한 셈이다.

정부는 산업단지와 공장 지붕,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설비, 도로·철도·농수로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44.2GW의 태양광 발전 용량을 추가 보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축 공장 등 일정 규모 이상 건물에는 태양광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2035년까지 공동주택 200만 채에 ‘베란다 태양광 발전 설비’도 보급할 방침이다.

현재 1kWh(킬로와트시)당 150원 수준인 태양광 발전 단가는 2030년 100원, 2035년 80원까지 낮출 예정이다. 정부가 상한 가격을 정한 뒤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경쟁입찰을 통해 가격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선정된 업체에는 장기간 고정된 가격으로 전기를 사주는 계약을 보장하기로 했다.

● ‘원전 60기’ 넘어서는 목표… “현실성 떨어져”

전문가들은 정부 목표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약 37GW 규모다.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4년간 원자력발전소 60기의 발전 용량을 넘어서는 약 63GW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연평균 16GW 안팎의 신규 설비를 새로 보급해야 하지만 정부는 소요 예산 추계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GW급 태양광 발전 단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부지 확보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주민 반대가 굉장히 심할 것”이라며 “정부의 기본계획에는 반대 여론을 설득할 구체적인 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등으로 보낼 송전망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남는다”고 덧붙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국내 태양광 신규 보급이 가장 많았던 2020년에도 연간 4.6GW 수준의 발전 용량만 늘었다”며 “매년 16GW 가까이 태양광 발전 용량을 늘리는 것은 지나치게 도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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