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1년 만에 임시예산 편성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앞서 예산안이 중의원(하원)을 통과했지만 아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참의원(상원)에서 제동이 걸린 데 따른 것이다.
2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전날 집권 자민당 임원회의에서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잠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예산안이 이달 말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준비하겠다는 것. 카타야마 사쓰키(片山 さつき) 재무상도 “신년도 예산안은 연도 내 성립이 필요하다. 현재 참의원에서 활발히 심의되고 있지만, 예산 공백은 단 하루도 허용될 수 없다”며 “각 부처의 협력을 얻어 잠정예산 편성 작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임시예산을 편성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11년 만이 된다.
예산안 처리가 올해 늦어진 건 앞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례적으로 1월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고 중의원 선거(총선)를 치르면서 국회 심의가 예년보다 지연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야당의 견제 심리도 작동했다. 앞선 2월 총선에서 전체 의석(465석)의 3분의 2가 넘는 316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자민당은 예산안 처리에 속도를 냈다. 13일 중의원에서 예산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전체 248석인 참의원에서 자민당(101석)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19석)는 총 120석인 상황이라 과반(125석)에 5석이 부족하다. 이에 과반을 점하고 있는 야당이 충분한 심의를 주장하며, 다카이치 총리가 목표로 내건 새 회계연도 개시 전 예산안 통과에 제동을 건 것. 다만 야당이 심의를 지연시키더라도 예산안은 중의원에서 참의원으로 송부된 날로부터 30일이 지난 다음달 11일에는 자동 통과된다. 이에 임시예산은 11일분만 편성하면 된다. 참의원에서 예산안 보류는 한계가 있음에도, 야권이 다카이치 총리 견제에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여주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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