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로 본 ‘다카이치 압승 비결’
18∼24세 자민당 투표 20%→38% 급등
무당층 15%→27%…안정 기대 커져
기존 지지층도 ‘보수본색 회귀’ 힘 몰아줘
입헌민주·공명당은 급조한 결합으로 대패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아사히 신문 제공
집권 자민당이 8일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역대 가장 많은 의석(316석)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돌급 인기를 몰고 다니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의 총리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그는 강한 리더십으로 ‘팬덤 현상’을 이끌며 자민당과 거리를 뒀던 젊은층과 중도층을 흡수했고, 기존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다카이치 견제’를 외치며 결성한 야권의 신당은 내부 분열로 자멸하며 자민당 대승의 ‘조력자’가 돼버렸다.
➀‘젊은층’ ‘중도층’ 자민당 투표율 2배 상승
다카이치 총리는 젊은층과 중도층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자체 출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이번 선거 비례대표 투표에서 자민당에 표를 던진 젊은층이 크게 늘었다. 18~24세 유권자 가운데 38%가 자민당에 투표해 2024년 총선(20%)보다 18%포인트가, 30대에선 35%로 기존(20%)보다 15%포인트 급증하며 2배 가까이 늘었다. 다카이치 총리의 ‘돌직구 화법’과 강한 SNS 발신력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무당층 유입도 늘었다. 무당층에선 27%가 자민당을 선택해 기존(15%)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무당층은 전통적으로 ‘반(反) 여당’ 성격이 강하지만 중일 갈등을 비롯한 안보적 불안, 엔저를 비롯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➁초단기전 강한 ‘조직력’, 돌아온 보수 지지층
이번 선거는 중의원 해산부터 선거까지 고작 16일 걸린 역대 최단기 선거였다. 또한 1990년 이후 36년 만에 한겨울인 2월에 치러졌다. 자금은 물론 지역의 말단 조직까지 치밀한 조직 체계를 갖춘 자민당에 유리한 선거였다.
선거 당일 일본 거의 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투표율은 56.26%로, 앞선 2024년 10월 총선(53.8%)보다 올랐다. 보통 투표율이 상승하면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다카이치 열풍’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289개의 지역구 가운데 득표수 1위(19만3708표)를 차지했고, 상위 득표자 20명 가운데 18명을 자민당이 휩쓸었다.
앞서 같은 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의 자민당 비례투표율은 76%로 기존(48%)보다 18%포인트 올랐다. 요미우리는 “리버럴 성향이 강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 때 치러진 2024년 총선에서 이탈했전 지지층이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산토끼(중도 혹은 상대 진영)’도 불러오고, ‘집토끼(지지층)’도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➂준비 부족에 불신감까지, 야당 ‘중도’ 자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새로 만든 ‘중도개혁연합’은 기존 167석에서 49석 획득에 그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공식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달 22일 급조된 신당은 화학적 결합을 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역구에선 공명당을 지지해 온 창가학회가 입헌민주당쪽에서 나온 후보를 지지하고, 대신 비례대표에선 공명당 후보가 상위 순위를 받기로 하는 전략을 짰다. 하지만 중도개혁연합의 지역구 당선자는 7명에 그쳤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창가학회는 갑작스런 선거 탓에 제대로 준비를 제대로 못했고, 지인과 친구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또한 기존 입헌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앞서 자민당과 26년 연정을 유지하다가 한식구가 된 공명당에 대한 불신과 함께 입헌민주당의 기존 정책 변경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제1, 3 야당이 선거 패착을 통해 자멸하며 자민당의 압승을 도와준 결과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도개혁연합’은 공동대표들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13일 새 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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