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조작한 음식 사진을 제출해 환불을 받아내는 ‘신종 배달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왼쪽은 배달을 받은 사진, 오른쪽은 엑스(X) 이용자가 환불을 위해 편집했다는 사진. 엑스 갈무리
AI로 배달 음식 사진을 조작해 환불을 받아내는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31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SNS에 배달 앱 도어대시(Doordash)·우버이츠(Uber Eats) 등을 상대로 AI 조작 사진을 이용해 환불을 받아낸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 “포토샵으로 돈 벌었다” SNS에 조작 수법 공유
닭다리가 설익은 것처럼 보정한 소비자. 스레드 갈무리
한 엑스(X) 사용자는 햄버거 패티를 덜 익은 고기처럼 보이도록 편집해 “도어대시에서 환불받으려고 사진 편집 중”이라고 글을 남겼다.
또다른 스레드(Threads) 사용자는 포토샵으로 닭다리를 설익은 상태로 조작해 26.60달러(약 3만 5000원)를 환불받은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식비 지원이 끊겨서 그랬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음식에 파리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합성한 한 소비자.
이 외에도 멀쩡한 음식에 파리를 정교하게 합성하거나, 케이크가 완전히 녹아내린 것처럼 꾸미고, 음식에 곰팡이가 핀 것처럼 색감을 조작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또 배달원이 음식을 가로챈 뒤, AI로 생성한 ‘배달 완료’ 가짜 사진을 소비자에게 전송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보고됐다.
● “사진에만 의존해 환불…공짜 점심 주는 꼴”
영국의 대표적인 배달 플랫폼 딜리버루(Deliveroo). AP/뉴시스
문제는 배달 플랫폼의 ‘소비자 친화적 정책’이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진 증거만 있으면 즉시 환불해 주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영국의 캐롤라인 그린 변호사는 “정밀한 실물 검수 없이 이미지에만 의존하는 자동 환불 시스템이 사기꾼들에게 ‘공짜 점심’을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소매업 컨소시엄(BRC)의 그레이엄 윈 부국장은 “AI를 이용한 환불은 명백한 사기죄”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이미지 대신 실시간 영상을 요구하거나, AI 이미지 판별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배달 플랫폼은 자사 정책에 따른 환불 기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육안으로는 구별이 어려운 AI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이같은 ‘이미지 조작 사기’에 새로운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