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親이스라엘 행보…바이든이 막았던 무기 지원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4일 15시 12분


AP 뉴시스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10억 달러(약 1조4500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첫 집권 당시부터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합법화,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중동 평화 계획’을 발표하며 내비쳤던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억 달러 상당의 1000파운드급(약 454㎏) 폭탄 4700개와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사가 만든 3억 달러 상당의 장갑 불도저들 등을 이스라엘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이 무기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할 때 주로 사용했던 것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무기 지원이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과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집권에 이어 이번에도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20년 중동 평화 계획을 발표하며 팔레스타인을 배척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유대인의 서안지구 정착이 합법이며, 이스라엘이 무력을 통해 점령한 골란고원의 주권을 인정했다. 예루살렘의 대부분도 이스라엘에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집권 첫 주인 지난달 25일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금지한 2000파운드급(약 907㎏) 폭탄 지원을 재개할 것을 지시했다. 또 로이터통신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인권이사회(UNHRC) 탈퇴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 금지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전쟁’ 휴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휴전 등에서 이스라엘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주장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극우 내각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완전한 철수 없이는 가자전쟁 휴전 2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가자지구 휴전이 지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관계를 정상화한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당시 이스라엘은 아랍 핵심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수교를 맺지 못했다. 사우디는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수교 협상을 전면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가자전쟁 휴전을 바탕으로 아브라함 협정을 완성해 숙원인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이스라엘#무기 지원#베냐민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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