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의무화는 억압”…‘옥중’ 노벨평화상 자녀가 대리 수상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11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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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를 대신해 그의 자녀들이 대리 수상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모하마디의 17세 쌍둥이 딸 키아나와 아들 알리가 참석해 모하마디의 수상 소감을 대독했다.

모하마디는 자신을 “이란의 억압과 탄압, 차별에 맞서 싸워온 수백만 명의 자랑스러운 이란 여성 중 한 명”이라며 “이란 국민은 인내심을 가지고 억압과 권위주의를 무너뜨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가 강요하는 히잡 착용 의무화는 종교적 의무나 문화적 전통이 아니다”라며 “사회 전반에 걸쳐 통제와 복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또 “현실은 이란 정부의 정당성과 대중의 사회적 지지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이란 시민사회를 지원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디의 자녀들이 대독을 마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여성, 생명, 자유” 등을 외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모하마디를 2023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그가 “이란 정권의 억압에 맞서 보편적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투쟁했다”했다 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란 내 여성 인권 증진과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 온 모하마디는 불온 선전물을 유포한 혐의로 현지 법원으로부터 총 징역 31년과 태형을 선고받아 수도 테헤란의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모하마디의 수상 소식에 서방 지도자들은 그를 축하하며 석방을 촉구했지만 이란은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움직임”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수상 소감 대독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키아나와 알리는 모하마디와 8세부터 만나지 못했고 2년 전부터 당국의 감시가 심해져 대화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연설 원고를 보낸 것만으로도 모하마디의 형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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