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중단땐 신생아 인공호흡 멈출판”…가자지구 연료-식량 바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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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3분의 1은 피란 못 가고 남아
병원 전력 부족에 130명 신생아 생존 위기
유엔 기구 “3일 내로 연료 바닥”
식수 부족에 피부병 등 확산 우려

“발전기가 멈추면 (인큐베이터) 병동에 있는 아기들이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할까 봐 걱정이다.”

2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알아크사 병원장 이야드 아부 자하르는 AP통신에 인큐베이터에서 보호 중인 신생아들이 전력 부족으로 조만간 생명의 위험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지 구호단체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6개 병동에 약 130명의 미숙아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가자지구의 전력 용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추가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이들이 생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대피 명령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피란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지구 내 피란민 수가 전체 인구(220만 명)의 3분의 2에 달하는 14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란민 중 절반가량인 약 68만 5000명은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의 집으로 이동했고, 약 54만 4000명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학교로 이동했다. 약 10만명은 모스크나 교회 등 종교 시설에 머물고 있고, 약 7만명은 주립 학교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십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은 여전히 기존 거주지에 머물고 있다. 이동 수단과 연료가 없고 지구 내 주요 도로들이 파괴돼 통행로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피란 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 공습을 당할 위험으로 피란길에서 되돌아오거나 병원 치료 등의 이유로 집에 머무는 이들도 많다.

가자지구에서는 구호품 부족으로 인해 전염병 등 2차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UNRWA는 성명을 통해 “3일 내에 가자지구 내 연료가 바닥날 것”이라며 “연료가 없으면 물도, 제대로 작동하는 병원과 빵집도 없을 것”이라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경고했다.

주민들은 식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빨래나 샤워 등 물이 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30도를 웃도는 기온에서 많은 이들이 씻지 못하면서 피부병 등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UNRWA는 긴급 인도주의적 지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콜레라 등 치명적인 전염병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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